영화 동아리와 데이트 사이(1)

오늘도 우리는 정주행 중

by 쑥자람

“너는 주로 데이트 때 뭐해?”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내 연애를 궁금해했다. 남자친구와 주로 언제 만나는지, 데이트 때는 뭘 하는지 듣고 싶어했다. 하지만 내 대답은 별 게 없었다. 친구들은 듣자마자 반신반의한 표정으로 나를 놀렸다.


“잠깐만 잠깐만… 너네 사귀는 사이 맞으세요? 그냥 영화 동아리 아니세요?”


우리 데이트는 늘 똑같았다. 우리만의 패턴이자 평화였다. 그것은 다름아닌 집에서 하루종일 OTT 보기.

집 데이트를 하면서부터 우리 둘의 OTT 정주행이 시작됐다. 금요일 밤이면 늦은 저녁을 차려 먹고는 팝콘 한 봉지를 들고 모니터 앞에 나란히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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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됐어?”

“그럼!”


그렇게 자정까지 영화를 보다가, 다음날 늦게 일어나 간단히 아점을 먹고, 다시 영화를 봤다. 슬슬 눈이 감기면 냉장고에서 간식을 꺼내 와 화면 앞에 앉았다. 문은 좀처럼 간식에 손을 안 뻗었다. 간식에 손을 뻗는 사람은 언제나 나였다.


나는 잠을 쫓을 겸, 번갈아 가며 우리 입에 과자를 날랐다. 그러면 문은 아기새처럼 입을 ‘아’하고 벌려 오물오물 받아 먹었다. 그러다 슬슬 눈이 감기면 낮잠을 잤는데 눈이 감기는 쪽 역시 언제나 나였다. 일어나 저녁을 차려 먹고는 어김없이 또 영화 시청. 이게 우리 데이트 루틴이었다. (적고 나니 친구들이 왜 영화 동아리냐고 물어봤는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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