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8화]-도시의 틈, 그곳에 스며든 마음

가까이 있으면서도, 끝없이 멀었던 우리.

by 쉼표

비가 막 그친 저녁, 아스팔트 위로 네온사인이 길게 번졌다.

비 내린 거리, 마음은 여전히 그곳에 머물렀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목적지를 향해 걸음을 재촉했지만, 그 속엔 유독 느린 걸음이 있었다.

그와 나.

같은 방향을 향해 걷고 있으면서도, 이상하게 서로 다른 공기를 마시는 듯했다.

가까이 있었지만, 그 거리는 끝없이 멀었다.

그의 어깨 위로 스치는 빛과 그림자는, 오래전 흩어진 대화의 잔향처럼 내 마음을 할퀴고 지나갔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도시의 틈새로 우리 감정은 서서히 스며들었다.

그날 이후, 우연이라는 이름의 실타래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알았다.

멀어지던 시간 속에서도, 어떤 마음은 끝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아니, 그것보다 더.

거리가 멀어질수록, 그 마음은 오히려 더 선명해진다는 것을.

가까움과 거리 사이의 그 애매한 공간에서, 우리는 가장 진실한 모습이 된다.


【다음 화 예고】

비가 그친 도시, 고요만이 내려앉았다.

그 적막 속에서 마주한 그는, 이번엔 손끝이 닿을 만큼 가까웠다.

하지만 가까움은, 끝을 향한 시작이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모래 위에 피어난 물결의 입맞춤》 전편

→ 1화. 프롤로그 – 파도 너머의 속삭임

→ 2화. 다시 부르는 노래 – 기억의 파편

→ 3화. 파도는 늘 제자리로 들어오니까

→ 4화. 그 바다 끝에서 마주한 빛

→ 5화. 장맛비가 멈춘 뒤, 그가 앉아 있던 자리

→ 6화. 너는 그날, 나를 잊지 않았구나

→ 7화. 낯선 거리, 익숙한 사람


【작가 쉼표의 작품들을 다른 플랫폼에서도 한 번 만나보세요!】

◆ 티스토리 블로그: https://2abaekwebsite.tistory.com

◆ 네이버: https://blog.naver.com/js358253

◆ 워드프레스: https://star5435.com


【작가의 노트】

바다에서는 함께 울었고, 도시에서는 함께 침묵했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마음은 점점 더 선명해진다.

그것도 사랑의 한 형태일 것이다.


【쉼표의 브런치 스토리】

쉼표,

Comma. Pause. Breathe. Write.

남쪽 끝 바다마을의 고요한 시간 속에서, 나는 단어로 하루를 건너고, 바람으로 마음을 적십니다.

《쉼표》 구독하기

마음을 쓰는 사람. 바쁜 하루의 결에, 작은 쉼 하나를 놓습니다.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글로 기록합니다. 당신의 하루 끝에 작은 위로를 전합니다.


【해시태그】

#단편소설 #감성소설 #브런치글 #도시 #거리 #침묵 #거리감 #멀어짐 #감정 #분산 #흩어짐 #비_내린_거리 #도시의_틈 #작가쉼표


【카테고리】

바다

도시

마음


이 글이 좋았다면 응원 댓글로 특별한 마음을 표현해 보세요.

응원하기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