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아침에 눈을 떴는데,
이상하게도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보통은
해야 할 일들이 먼저 떠오르고,
어제 못한 일들이 뒤따라오고,
괜히 불안이 마지막을 장식하는데,
오늘은 조용했다.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이상했다.
휴대폰을 들었다가 내려놓고,
물 한 잔을 마시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때였다.
“오늘은 우리, 안 한다.”
누가 말했는지 몰랐지만
분명히 내 안에서 들려온 목소리였다.
“무슨 소리야.”
나는 반사적으로 되물었다.
“파업이야.”
이번엔 분명했다.
내 머릿속 어딘가에서
단체로 입을 맞춘 듯한 목소리였다.
“우리가 언제까지 이렇게 돌아가야 되는데?”
“하루 종일 굴려놓고,
밤에는 또 반성시키고.”
“쉬는 날도 없잖아.”
그제야 알았다.
이건 한두 개 생각이 아니라,
전체 회의였다.
“아니, 그래도 할 건 해야지.”
내가 겨우 꺼낸 말에
잠깐 정적이 흘렀다.
“그게 누구 기준인데?”
조용히, 하지만 단호하게
한 목소리가 물었다.
“해야 한다고 정한 건
결국 너 아니야?”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우리는 그냥
네가 시키는 대로 돌아가는 거야.”
“근데 요즘은 너무 과해.”
“속도도, 양도, 기준도.”
누군가는 피곤한 목소리였고,
누군가는 짜증이 섞여 있었고,
누군가는 거의 포기한 듯했다.
“그래서 오늘은 안 한다.”
“전부 다?”
“응. 최소한의 것만.”
나는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생각해 보면
나는 한 번도
내 생각들에게 물어본 적이 없었다.
“괜찮냐고.”
그저
더 빨리,
더 많이,
더 잘하려고만 했다.
“그럼… 오늘은 뭐 하면 되는데.”
잠깐의 침묵 뒤에
누군가 말했다.
“숨 쉬어.”
“그리고… 그냥 있어.”
그 말이 이상하게
제일 설득력 있게 들렸다.
나는 그제야
몸을 조금 기대고 앉았다.
해야 할 일은 여전히 있었지만,
하지 않아도 되는 하루가
처음으로 허락된 느낌이었다.
오늘은
많이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내 안에서 돌아가던 것들을
잠깐 멈추게 해 주기로 했다.
가끔은
무언가를 더 하는 것보다,
이렇게
조용히 멈추는 선택 하나가
나를 살린다.
� 거북이처럼, 느리지만 멈추지 않는 쉼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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