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한 경쟁 펼쳐지는 국경 없는 글로벌 시장
'규모의 경제' 시대의 퇴조
네트워킹을 통한 협업이나 제휴가 중심이 되고 있는 신경제 시대. 글로벌 경쟁은 갈수록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전술 전략이 기업의 핵심역량이 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지난 3~40년 동안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를 기본으로 고도 압축성장을 이뤄왔지만 지금은 그 한계점에 다다라 있다.
그것은 세계 최저 출산율과 초고속 노령화사회 진입에 내수시장의 성장 둔화 등 경제 환경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무대로의 진출밖에는 없다. 과거 국제화 시대(‘인터내셔널’로 ‘글로벌’과는 개념이 다름)에 해외에 상품 수출을 하던 마케팅 활동과는 차원이 다르다.
글로벌 시장이란 전 지구적으로 통용되는 표준화된 사고방식과 행동양식, 곧 글로벌적 소통과 문화적 동화(同和) 역량 체득을 필요로 하는 국경 없는 공간이다.
그러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되는 영어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영어는 곧 다양한 모국어를 구사하는 글로벌 플레이어들을 이어주는 ‘세계 공통어’이다. 그래서 요즘은 영어를 글로벌 잉글리시가 축약된 ‘글로비시’(Globish)로 부르고 있다.
글로벌 경쟁을 의식해 일찍이 2004년부터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이 시차를 두고 영어공용화정책에 착수했었다. 여러 대기업들이 동참했으나 결국은 중도에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지금도 기업들이 글로벌 의식 강화를 위해 조직 내 서열식 직함이나 호칭 파괴를 혁신책으로 내세우지만 언제나 용두사미가 된다.
영어는 글로벌 경쟁의 큰 장벽
영어를 기업언어로 하겠다고 맨 처음 깃발을 들었던 L그룹. 당시 “글로벌 경쟁의 큰 장벽은 경쟁사가 아니라 언어 자체”라는 엄정한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이나 중국보다도 영어역량 평가가 뒤처지고 있는 일본은 기업의 영어공용화사업을 제대로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
참고로 2017년 기준 평균 토익점수가 한국 676점, 중국 600점, 일본 517점으로 나타났다. 1위인 독일은 800점이다.
일본에서 영어공용화에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기업은 라쿠텐이다.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기업인 라쿠텐은 1997년 인터넷쇼핑몰로 출범 후 2010년 영어를 사내 공식언어로 결정했다.
2년 동안의 준비과정을 거쳐 2012년 7월부터 본격 기업의 소통언어로 영어를 쓰기 시작한 라쿠텐은 연이어 70%대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세계로 뻗어 나갔다.
그 결과 현재 라쿠텐은 전 세계 27개국에 1억 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섰다.
또한 역동적인 글로벌 사이트 운영을 통해 세계 210개 국가에서 일본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를 표본으로 시세이도, 혼다, 유니클로, 다케다제약 등 여러 일본기업들이 영어공용화를 시행하고 있다.
한편 핀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은 이에 앞서 1970년대부터 영어공용화를 선도해 강소국 위상을 선점했다.
초 경쟁 글로벌시대에 영어공용화가 필요한 것은 영어가 글로비시로서 세계 인구 40억 명이 직·간접으로 사용하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지식 정보 콘텐츠의 80%가 영어
또한 지식정보가 핵심이 되는 시대에 전 세계에 등록된 19억 3000만개 웹사이트에 저장된 콘텐츠의 80%가 영어로 되어 있다. 모든 국제거래와 협상의 90%가 영어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결국 영어를 공용화 한다는 것은 창의적 발상과 의식을 글로벌화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지름길이 된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되는 유대인들은 바로 언어능력에서 비롯되고 있다.
비즈니스를 포함해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유대인들은 영어를 포함해 2~3개의 언어를 구사하는 멀티링구얼(multilingual)들이다.
언어철학자 루드비히 비트겐스타인은 “자신이 쓰고 있는 언어가 자신이 알고 있는 세계의 한계”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인터넷 정보의 1.3%가 한국어로 되어 있는 가운데 80%를 차지하는 영어의 지식정보를 마음껏 누린다고 할 때 글로비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