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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불 소득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는?

- 행복은 물질만능 아닌 지족자부 정신


분수 맞춰 ‘행복감’ 누리는 사회        


한국은 1970년 약 250달러에 그쳤던 1인당 국민소득(GNI)이 1994년 1만 달러 벽을 넘었다. 그 후 2006년에 2만 달러, 그리고 지난 2018년에 마침내 3만 달러를 넘어섰다. 

그래서 지금은 인구 5000만 명과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 이른바 ‘30-50 클럽’에 들어가 있다. 


이런 소득 증가율에 비해 평균 사회갈등지수(Social Conflict Index)는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국민행복지수는 하위권에 맴돌고 있다. 


경제성장은 상상을 넘어 상승했는데도 사회적 대립과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행복감은 낮은 단계다. 분명 소득증대로 생활환경이나 삶의 질은 향상되었는데도 행복도는 역행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공동체에는 어디에나 갈등이 존재한다. 오히려 최소한의 물질을 누리는 정주환경에서는 갈등이 소소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하고 개인이 부유해질수록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갈등도 심화되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행복감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국민소득이나 경제발전보다 행복가치를 더 중시하는 남아시아의 작은 국가 부탄은 별 사회적 갈등이 없다. 

사회적으로 통제가 많은데도 국민들은 그저 만족해한다. 


‘하루 세 끼 먹고 잘 곳과 입을 것이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힌다.


반면에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 과정을 겪으면서 물질적 소유와 사회적 세권(勢權)을 좇는 사회적 풍토가 고착됐다. 여기에 서열적 위상을 중시하는 수직적 가치관이 자리 잡았다. 


그러다 보니 수평적 선진사회가 요구하는 공정성이 결여되어 갈등이 만연했다. 이러한 갈등은 안정된 마음으로 자기 위치와 환경에 만족해하는 안분지족의 정신을 흐리게 만든다.


이에 분명 외형적인 경제성장만으론 국민들이 행복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지금처럼 비교와 

경쟁 성향이 강한 데다 사회적 경계심이 높아 끊임없이 욕망을 충족시켜나가야만 하는 세태다. 사회가 승자

독식의 이상에 사로잡혀 있다. 


기본적으로 자신이 갈구하는 것을 채우고자 하는 욕망은 한정이 없다. 하나의 욕구를 실현하면 또 더 높은 

단계의 것을 갈망하게 되는 게 인간의 속성이다. 


그러면서 원하는 쾌감이나 만족감을 얻지 못하면 감정적 긴장상태가 커진다. 이것이 욕구불만이 되고 갈등으로 이어진다. 만족이나 행복의 느낌이 멀어지는 이유다.


영국의 민간 싱크탱크 신경제재단(NEF)이 국가별 행복지수를 산출했다. 그 결과 상위 10위권에는 경제력이 미흡한 아시아와 중남미 국가들이 들어있다. 행복은 소득순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조사다. 

오히려 소득 수준이 높은 국가들이 삶의 만족도와 행복 체감도가 낮게 나타난다. 


이를 입증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영국의 경제학자 리처드 레이어드는 물질적 만족이 증대하는 기준을 평균 연간 소득 2만 달러에 뒀다. 그 이상을 넘어가면 더 많은 수입과 행복과는 아무 연관이 없다는 것을 제시했다. 물질과 행복이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이 입증된 셈이다. 


다시 말해 소득이 일정한 수준에 달해 국민의 기본 욕구가 충족되면 더 이상 행복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간의 물질적 욕망에는 만족을 느끼는 한계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미국의 시인  헨리 벤 다이크는 ‘세상에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이라 불리는 상품은 없다’ 고도했다.


일단 물질적 만족을 경험하게 되면 새로운 행복을 찾아 더 많은 것을 가지려 하기에 끊임없이 긴장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곧 계속 행복이라는 ‘쾌락’을 얻기 위해서 다람쥐처럼 쳇바퀴를 굴려대야 한다. 이것을 심리학자 필립 브릭먼과 도널드 캠벨은 ‘쾌락의 쳇바퀴’(hedonic treadmill)'로 정의하고 있다. 


지금 한국사회는 과거에 비해 중산층도 사라졌다고 느낄 만큼 생활의 부족감을 느끼면서 물질적 욕구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그것은 전보다 향상된 생활양식을 꾸려나가야 하기에 그렇다. 당연히 경제적 소요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풍요 속 빈곤 의식에 갇혀 있다. 


이제 이런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민의 가치관을 전환시키는 범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물질적으로 

치우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인간의 가치를 외형적 허울보다 내면적 공리(功利)에 두는 패러다임으로 바꾸어야 한다. 


곧 행복의 척도가 물질만능이 아닌 지족자부(知足者富) 정신에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야 한다. 그렇게 돼야 한국이 행복지수가 높은 참다운 선진국으로의 발돋움을 이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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