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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법에 매료 후 영어가 취미 돼

- 문법 독해와 생활영어 중우선순위는?

문법 중심의 오랜 영어 공교육 관행 

     

벌써 몇십 년 전의 이야기다. 내가 처음에 영어에 취미를 갖게 된 것은 영문법에 매료돼서다. 

처음에 나는 해외 펜팔과 우표수집을 통해 자연스럽게 영어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막상 어떻게 영어를 해야 할까에 대해서는 정말 막연했었다.


그런데 우연히 대학 입시를 위한 영어문법책을 가지고 공부를 하게 되었다. 당시에는『완전 영어』와『종합 영어』가 문법책으로서는 학생들에게 단연 인기가 있었다. 


사실 그때는 지금과 같이 다양한 영어교재나 광범위한 학습 자원이 있지도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러니 나는 어떻게 보면 요즘 영어교육이 잘못돼 있다고 판정을 받는 영어문법에 매달려 있었던 셈이다.


더 정확이 말해 내가 영어 배우기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실마리가 된 건 영문법에 끌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법 위주의 영어교육은 영어를 외국어로 채택하고 있는 한국뿐만 아니라 우리보다 앞서 일본이나 유럽에서도 문제로 지적돼 왔다. 문법과 독해가 우선이냐 생활영어가 우선이냐 하는 문제다.


나는 영문법에 대한 교육이 입시교육이니 19세기의 낡은 일본식 방식이니 하고 얘기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더욱이 문법 중심의 오랜 영어 공교육 관행을 탓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이런 교육방식이 한국인의 영어 실력 향상의 걸림돌이 되었으며 사교육의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것은 영문법을 달달 외우다시피 배운 것을 시작으로 외국 유학이나 연수는커녕 영어전문학원 근처에 가보지도 않고 내 스스로가 영어를 습득한 경험에 따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언어에 뛰어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영어를 스스로 배워보고, 또 계속하다 보니 또 다른 외국어를 배우려고 시도한다는 게 엄두가 안 난다. 그래서 오로지 국제 언어인 영어만 배우게 되었다. 


나는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를 한다는 것은 정말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 그래도 언제나 영어가 재미있고 흥미롭다. 영어 때문에 즐겁고, 영어 때문에 자신 있고, 영어 때문에 세계를 품는  걸 보람으로 여기고 있다.


나는 영어는 문법이 되었든, 독해가 되었든, 회화가 되었든, 작문이 되었던 자세와 열정의 문제이지 교육이나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고 확신하고 있다.


지금 영어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영어가 경쟁력이 되는 한국 사회문화체계(the sociocultural system)가 되어 있어서다.  


그리고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교육열에서 비롯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따름이다. 이 현상은 비단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다.


어쨌든 영문법은 나에게 영어 습득의 길을 제시해준 이정표였다. 문법을 공부하다 보니 영어의 규칙에 묘한 흥미를 갖게 되었다. 문법이 너무 신기할 정도로 재미있게 된 것이다. 


영문법을 공부하면서 제일 먼저 영어 왕초보인 나에게 ‘가주어’‘진주어’에 대한 공식은 너무나 흥미롭게 느껴졌다.


가주어란 말하자면 가짜 주어인데 주어 자리는 항상 한 두 단어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주어가 길 경우는 맨 앞에다 ‘it'라는 가짜 주어, 곧 가주어를 넣고, 대신 뒤에다 진짜 주어인 진주어를 넣는 것이다. 


예를 들어,


It is important to learn English in this global era.

(글로벌 시대에 영어를 배우는 것은 중요하다.)


여기서 진주어는 ‘to learn English in this global era'이다. 그런데 이 주어가 너무 길다 보니까 맨 앞에 가주어 ’it'를 넣고 진주어를 뒤로 뺀 것이다. 


이렇게 ‘it is (형용사) to + (원형동사)’라는 영어 공식은 알면 할수록 신바람이 났다.


It is good to get up early every morning.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은 좋다.)

It is interesting to make friends with foreign people.

(외국 사람과 친구 되는 것은 흥미롭다.)


이런 기초를 배우면서 나는 더 나아가 가주어와 진주어를 표현하는 방법으로는 4가지가 있다는 것까지 진척이 되었다. 


'It ~ to 부정사'  'It ~ that 구문'  'It ~ wh절(whether, when, who, which, where, what)'  'It ~ 동명사' 등 영어는 주어가 긴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영어문장에서 가주어와 진주어를 쓰게 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이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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