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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세'를 탐할까?  '성공'을 누릴까?

- 출세는 “가질수록 높을수록 " 더 추구

과거 수직적 사고방식과 행동양식 

                                 

인생에서 ‘출세’한다는 것과 ‘성공’을 이룬다는 것은 구분돼야 한다. 한국사회는 진정한 개인적 성공보다는 사회적 출세를 좇는 세태가 되어있다. 그렇다 보니 더욱더 치열하고 때로는 졸렬한 삶의 경쟁을 벌여야 한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접어들었는데도 한국인들은 “가지면 가질수록 높으면 높을수록” 더 많이 더 높은 지점을 끝없이 추구한다. 


그래서 만족의 한계가 없고 항상 더 많은 것의 소유욕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어떻게 보면 소수에게만 주어지는 승자독식의 지위를 누리려는 심리가 팽배하다.

 

근래에 나타난 미투나 갑질 행태들은 그러한 우월적 지위를 갖는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군림과 지배의 모습을 나타낸다. 세상의 패러다임이 상전벽해(桑田碧海)처럼 바뀌고 있는데도 과거의 수직적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성공보다 가치 있는 사람 돼라"


아인슈타인은 ‘성공하는 사람이 아니라 가치 있는 사람이 돼라’(Try Not To Become a Man of Success But Rather Try To Become a Man of Value)고 했다. 


사회적 환경이나 언어적 표현이 다름을 인정하여 아인슈타인의 말을 굳이 풀이해보자. 어쩜 그가 말하는 성공은 한국의 사회문화적으로 보면 출세일 터이며, 가치는 바로 성공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출세하는 것보다 성공하는 사람’이 되라는 말은 곧 ‘성공보다도 가치 있는 사람’이 되라는 말과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한국사회가 교육에서부터 성공이라기보다 출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인슈타인식으로 말하면 가치 있는 것보다 성공하는 사람이 되는 것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서양 사회에서 보는 성공이나 한국사회의 출세는 한결같이 내면의 ‘정신’보다는 외형적‘물질’을 중요시한다.

곧 서양의 성공이나 한국에서의 출세는 출신, 학력, 직업, 재력, 지역, 인맥, 권세, 명예 등이 특출해야 한다는 전제가 된다. 오로지 그것이 삶의 방향이며 인생의 목표가 되어 있다. 


출세주의가 지배하는 사회는 사회문화체계가 수직적이며 서열구조가 되어 보이지 않는 사회계층이 위계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풍조 속에서는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투명한 선진사회가 구축될 수가 없다. 매일 언론을 장식하는 우리 사회의 적폐들은 모두 이런 전 근대적인 생각이나 행동의 양식에서 비롯된다. 


중요한 것은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한국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수직에서 수평 사회를 향해 잰걸음으로 나아가고 있다. 사회문화체계가 급속히 변하고 있는 것이다.


기상학에 비유하자면 대륙성 찬 공기와 태평양의 더운 공기가 만나 폭우나 폭설을 퍼붓듯 과거의 수직과 현재 수평의 가치체계가 충돌하여 한국사회가 요동치는 형국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한국사회가 출세보다도 성공하는 사람 곧 가치 있는 사람이 인정받고 나아가 존중되는 풍토로 개혁

돼야 한다. 성공이란 우선 자신의 존재에게 가치를 부여해야 하며, 또 타인들의 존재가치도 배려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양심적 이기성이 성공의 가치관


인간은 누구나 ‘자아적 강화 동기’에서 행동을 하게 된다. 이는 자기 개성의 표출, 자존심의 획득,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정신적 동기다. 

어떻게 보면 출세는 이런 성향이 강해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으로 흐를 수 있다.    


자아적 강화 동기의 대척점에는 ‘양심적 이기성’(conscientious selfishness)이 있다.  

남에게 베풀거나 봉사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내면의 강렬한 자아적 동기나 열정을 실현하는 방법을 이타적인 행동에서 찾는다. 행위의 방향성이 다르다.   


우리 사회에 대립과 분열과 갈등이 많은 것은 비양심적 이기성이 팽배해 있어서다. 출세주의적 풍토에 물신주의가 짙다 보니 이런 사회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주위에 가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부터 물질적 여유도 있으면 좋고, 무엇보다 건강하고 스스로 행복감이 넘쳐야 한다. 특히 정신적으로 자신이 행복하지 않으면서 남을 행복하게 할 수는 없다. 


결국 가치 있는 일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순교자적 자세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필요한 대로 자신부터 갖추는 측면에서는 이기성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부터 타인을 행복하게 하는 열정을 실천하는 이타성을 발휘하는 것이다.   


새로운 사회문화체계 정착 필요


사실 세상에서 출세한다는 것이 항상 최고로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출세는 시쳇말로 운이 따라 이루어질 

수도 있고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것에 ‘가치’를 더 한다는 것이 어렵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출세를 좇게 되면 그것에 함몰돼 가치를 실현하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된다.  


분명 출세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출세도 하고 멋지게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출세를 추구해 그것을 달성하게 되면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각이 무디어지는 것이다. 


만약 언제나 자신을 성찰하며 옳은 가치를 실천하려 한다면 그것은 출세이면서 동시에 성공이다. 

이럴 경우 성공은 출세라는 보조 여건을 통해 절묘한 조화를 이뤄 사회적으로 더없이 값진 가치가 된다.  


출세한다는 것은 자신이 쏟아 넣은 것보다도 인생에서 더 많이 얻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성공한다는 것은 자신이 받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주는 것을 뜻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아인슈타인은 인류 역사에 출세와 성공을 모두 이룬 위대한 과학자였던 셈이다. 

아인슈타인은 그 스스로 세상의 영예를 찾아 출세하기보다 언제나 가치 있는 삶을 통해 성공하기를 원했다.  


이제 한국사회는 출세보다 성공의 가치관을 지향해야 한다. 그래야 어렵게 이룬 물질적 성장을 양심적 이기성을 통해 사회적 충만감과 만족감과 행복감을 창출해 내야 한다. 


지금은 무엇보다도 과거에서 탈피해 새 시대에 부합한 사회문화체계로 혁신돼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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