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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실전 경험 영어를 키운다

- 한국어-영어 다 잘하는 '바이링걸' 수준

바이링걸 되려면 '몰입'(flow) 중요


'bilingual'이라는 영어 단어가 있다. 형용사로 '두 언어를 자유로이 구사하는'이라는 뜻이며 명사로는 '두 언어에 통달한 사람'이라는 의미다. 


'bilingual education'은 ' 두 언어 병용교육'이다. 외국어로 수업하는 학교에서 외국어가 서툰 학생을 위해 모국어도 같이 쓰는 교육제도다.  


바이링걸이 되려면 모국어와 외국어를 동시에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바로 이 바이링걸을 필요로 한다. 생각보다 쉬운 수준이 아니다. 두 개의 언어와 그 언어가 속한 문화를 동일하게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1990년 후반 국제 금융위기 시 경제가 글로벌화 되면서 기업마다 영어 능통자가 필요했다. 당연히 그때에 영어연수나 유학이 붐을 이루었던 시기다. 


기업마다 영어권에서 성장하고 교육을 받은 교포들을 영입해서 글로벌 업무를 부여했다. 그런데 기대 만큼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영어는 능통했지만 한국어가 서툴고 영어권 문화와 전혀 다른 한국문화에 대해 적응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에서 필요한 바이링걸이 되지 못한 것이다.


바이링걸이 되려면 두개 언어에 대한 능력 향상을 꾀하는 '몰입'(flow)이 절대 필요하다. 집중적인 노력(concentration)과 단순한 열정(immersion)만으로는 안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는 영어를 한국어로, 한국어를 영어로 변환하는 경험들을 많이 해 보았다. 내가 굳이 ‘번역’이라는 말 대신 ‘변환’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이유가 있다.


두 개의 언어를 사전적인 의미로 그대로 옮겨 놓는다기보다 각 언어가 내포하고 있는 문화적 감정을 이입(empathy)한다는 뜻이다. 그래도 대부분 나도 ‘번역’이라는 통상적인 말을 쓰지만 번역은 ‘언어의 문화를 담아내는 제2의 창작’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 국제 컨퍼런스에서 유럽의 문화예술 전문가와 교류협력을 논의했다

어쨌든 영어로 된 모든 것을 나한테 가져오면 다 해결이 될 것이라고 주위에서는 여긴다. 내가 영어를 좀 한다고 그래서인지 내 주변에서는 나를 정말 만물박사로 생각하는 것 같다.


영어로 쓰여진 것이라면 분야를 떠나 무엇이든지 나에게 물어오고 번역을 해 달라고 요청을 하고는 한다. 아마 어려운 과제를 주었을 때 내 속타는 마음은 모르고 나를 영어의 도사 수준으로 보는가 싶다.


그렇다보니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참 여러 가지 많은 영어 청탁을 들어주었다. 어느 국회의원의 한반도 통일문제 국제포럼에서 발표할 자료도 번역해 보았고, 도시환경 개선에 대한 논문도 번역해 보았다.


그리고 신문사에 있을 때는 윤전기 도입에 대한 기술 설명서를 번역한 적도 있다. 또 아트홀의 무대기술 장비의 전산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에도 참여했다. 


엔지니어링 분야의 세계적 기업인 독일의 M.A.N.사의 기술진과 통역도 했다. 물론 회의록과 같은 영어문서도 정리하면서 수개월을 보낸 적도 있다.


그것만이 아니다.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이 해외 협력사에 브리핑할 자료도 친구의 부탁으로 해보았는가 하면, 교회의 해외 선교 출판물의 번역도 해 보았다. 


물론 언론사에서 문화사업의 실무와 관리를 맡고 있던 때서부터 해외의 저명 아티스트를 초청하는 업무를 해오는 동안 작업해온 영문서류의 분량은 엄청나다.


이 외에도 외국 언론매체와의 지면 인터뷰와 미국 대학의 입학 추천서나, 대사관에 제출할 영문서류에서부터 각종 사업계획서나 통신문과 약정서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을 망라하여 다양한 영어 작문을 해 보았다.


비단 영어로 작성된 문서 말고도 영어 자료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일도 수없이 해 보았다. 이런 부탁을 받을 때마다 힘들기도 했지만 나로서는 그런 경험을 통해 나의 영어를 갈고닦는 계기로 삼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앞서 말했지만 글로벌 시대에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한국어를 영어로, 영어를 한국어로 전환하는 이중언어 능력이 필수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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