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보며 컵라면을 먹는다.
야간 근무 때 자주 컵라면을 먹는다.
보통 새벽 2시 즈음.
매장 안은 조용하고
손님은 한참 뜸할 시간이다.
나는 항상 같은 자리에 앉는다.
불빛이 어두운 구석 테이블.
컵라면을 뜨거운 물에 붓고 3분을 기다리는 동안,
벽에 걸린 TV에 눈길이 간다.
그 시간대엔 대부분 뉴스 재방송이 나온다.
어린아이를 방치한 학부모와
주말 밤마다 반복되는 폭행 사건.
나는 그것들을 보면서
아무 표정 없이 면을 푼다.
“진짜 미친 사람 많네.”
그 말이 입안에서 맴돌다 사라진다.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는다.
그냥 생각만 하고 다시 일하러 간다.
가끔은 내 행동이 이상하게 느껴진다.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다는 뉴스를 보면서
나는 왜 아무렇지 않게 컵라면을 먹고 있는 걸까?
내가 이렇게 무감각한 사람이었나?
아니면 이런 환경이 나를 그렇게 만든 걸까?
세상의 고통이 전광판처럼 흘러간다.
뉴스 속 사람들
기분 나쁜 말 한마디 던지고 가는 취객들.
그 속에서 나는
감정을 느끼지 않으려 애쓴다.
왜냐하면
그 모든 고통에 반응하다 보면
나의 하루도 고통일거다.
세상은 너무 자주 아프다.
그리고 나는 그 아픔 앞에서 너무 자주 아무렇지 않다.
그게 편해서
나는 컵라면을 먹고
뉴스를 보고
다시 계산대로 돌아간다.
면발은 미지근해지고
사건은 이어지고
마음은 그 사이 어딘가에 놓여 있다.
나는 오늘도 뉴스와 컵라면 사이에서
감정을 한 번 더 미뤄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