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kb 하우스 Jan 05. 2023

15. 집과 이동에 대한 상상

트렌브랜_내가 만드는 트렌드 브랜드 공식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는 월든(Walden)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살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2년간의 생활을 글로 기록하면서 초절주의자의 삶과 본질을 찾고자 했습니다. 그의 이러한 모험에는 최초의 인류가 상상했을 것 같은 집에 대한 생각이 담겨 있다 할 수 있습니다. 7만년 전 최초의 인간도 그와 다르지 않게 많은 생각과 연습을 거쳐 주거와 이동을 시작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들은 도구와 불을 사용하는 것으로 공포를 이겨내고 활동의 범위를 넓혀 갔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아마도 동굴을 있는 그대로 집으로 사용하다가 동굴 가까이에 최초의 집을 지었지 않았을까 상상해 보았습니다. 마치 우리의 아래채와 같은 모습으로 말이지요. 동굴에서 공동 생활이 이루어졌다면 독립된 공간을 원하는 사람들에 의해 최초의 집이 지어졌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것에 용기와 자신감을 얻게 되면서 대자연의 바깥 세상으로 나갈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처음의 집은 동굴 바깥의 단단한 바위벽을 이용해 집의 구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건축에 대한 기초와 실력을 쌓았을 것입니다. 이것은 군집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생각과 경험을 결합시키면서 집의 구조가 만들어지고 다듬어질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최초의 인간은 동굴에서 조금씩 멀리 그들의 아래채를 이동시켰을 것입니다. 이렇게 그들은 각자가 좋아하는 장소를 찾아 갔을 것입니다. 많은 동물들이 뛰어 놀던 넓은 초원, 철에 맞춰 주렁주렁 열매를 맺는 나무 언덕, 그리고 물고기가 많은 강이나 바닷가로 내려갔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그들은 명당을 찾아간 것입니다. 이것을 계기로 최초의 인간은 아프리카를 떠나 오스트레일리아와 아메리카 대륙으로 그리고 유럽과 아시아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최초의 인류가 동굴을 나와 새로운 곳을 찾아 이동을 할 수 있게 한 것이 용기라면 인류가 끈질기게 발전시킨 현재의 삶은 주거가 큰 발판이 되었을 것입니다.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이동은 생물의 특권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군집생활을 하는 벌과 개미의 이동은 우리와 비슷한 행동으로 눈 여겨 볼만합니다. 벌은 초여름이 되면 새로운 여왕벌을 탄생시킵니다. 이렇게 태어난 여왕벌은 집을 나와 새로운 장소를 찾습니다. 여왕벌이 근처 나뭇가지에 머무르는 사이 벌들은 새로 지을 집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알맞은 장소를 발견하면 벌들은 적당한지를 투표로 결정한다고 합니다. 벌들의 투표 방식은 하늘에서 춤을 추는 것입니다. 벌들이 이렇게 이동을 선택하는 데는 여러 마리의 여왕벌이 한곳에서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벌과 개미를 놓고 비교할 때 우리의 모습은 개미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미의 사회성이 인간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식물을 직접 기르기도 하는 개미는 여왕개미, 수개미, 일개미로 나누어져 있지만 이것이 꼭 절대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러 마리의 여왕개미가 같은 집에 함께 생활하기도 하고 일개미끼리 번식도 가능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개미는 이동하면서 영역을 확장하기도 하지만 다른 개미와 연대하고 다시 함께 살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개미의 사회성 때문인지 전 세계 개미의 수를 다 합친 전체의 무게가 인간 전체의 무게보다 많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가 멋진 경관과 함께 투자 가치가 높은 부동산과 아파트를 선호하듯, 과거에도 매력적인 장소를 찾고 이동했을 것입니다. 인류는 생존본능에 의지하며 무리 속에서 안전을 확보하면서 미지의 세계에도 함께 관심을 가졌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알지 못하는 것에 맞서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은 분명 어려운 도전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미가 펼치는 놀라운 연대와 같이 인간 역시도 이동을 통해 삶의 기반을 넓히며 교집합의 힘을 키워 나갔을 것입니다. 인간은 이러한 과정을 포기하지 않고 반복해 나가면서 아프리카 사바나의 기후와 초원을 벗어나 바다와 산맥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 여정은 인간이 새로운 것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주고 동시에 인간에게 더 많은 생각을 하게하고 생각의 기초를 다져 주었을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새로운 것과 만난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고 기회가 반복되면서 습관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것이 결국 우리의 지식으로 쌓이면서 우리는 더 많은 변화를 즐기고 추구할 수 있게 되었다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스스로를 변화하는 인간인 ‘호모 어드반스(Homo Advance)’ 로 불러도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 10,500년을 산 후온 소나무(Dead huon pine) : 인류가 이동을 시작한 게 용기라고 한다면 끈질기게 발전시킨 것은 주거가 발판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https:// www.cntraveler.com/galleries/2014-09-12/photos-the-oldest-living-things-in-the-world

작가의 이전글 14. 디저트를 닮은 지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