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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파일럿

일상

by 하모남


두 달간의 노력 끝에 드론자격증을 취득했다. 나도 드디어 국가에서 인정하는 드론 파일럿이 되었다. 정확한 명칭은 초경량 비행장치 무인 멀티콥터 조종자 자격증이다. 자격증은 1종부터 4종으로 나뉜다. 4종은 드론의 무게 250g 초과 2kg의 드론을 조종할 수 있다. 이 4종의 경우에는 간단히 동영상 수강만으로 자격증을 취득할 수가 있다. 다음 3종부터는 비행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드론의 무게 2kg 초과 7kg을 조종할 수가 있다. 다음은 내가 취득한 2종의 경우는 이론 시험과 시뮬레이션 평가를 합격하고 10시간의 비행시간을 이수해야 자격증 시험을 볼 수 있는 기준이 된다. 교통안전공단에서 주관하며 실기비행과 구술평가를 합격해야 자격증이 부여된다. 2종의 경우에는 7kg 초과 25kg까지의 드론을 비행할 수가 있는 것이다. 1종은 25kg 초과 150kg 까지를 조종할 수 있는 자격증이다. 또 한 번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나 자신이 뿌듯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한 가지가 늘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추어 간다는 것은 도전과 노력 없이는 안된다. 무엇보다 감사할 일은 민간학원에서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몇 백만 원의 수강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나는 군에서 봉급을 받으며 자격증을 취득했으니 이보다 좋은 경우가 또 있겠는가. 그저 감사할 뿐이다. 가장 무덥고 장마가 지속되는 7월 한 달을 드론을 배우기 위해 파견근무를 했다. 하루에 왕복 2시간을 사단 내에 있는 드론교육센터로 출퇴근을 했다. 더운 날씨와 장마로 힘든 시간이었지만 자격증을 취득하니 그동안의 모든 수고가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 주어 기분이 좋다.


지금껏 인생을 살아오면서 10여 개의 크고 작은 자격증을 취득했다. 운전면허증부터 드론자격증까지 많은 시험을 보았지만,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자격증을 한번 도전에 합격했다는 것에 감사하다. 한 번에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그 기간만큼은 모든 것을 집중해야 한다. 시간과 노력을 집중하고, 그 시험에 대비한 철저한 분석과 준비를 해야 만이 한 번에 합격할 수가 있다. '이번에 떨어지면 다음에 도전하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도전하면 백 프로 불합격이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임하는 것은 불합격의 지름길이다. 아무리 하찮은 자격증이라도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없으면 단 한 번에 합격은 어렵다. 노력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노력은 항상 값진 결과를 나에게 안겨 주었다.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들도 아빠의 노력하는 모습 이 많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합격 소식에 기뻐하는 아내와 아이들 모습에 가장으로서 모범을 보여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아이들에게 가끔 강조하는 말이 있다. 그것은 무엇을 도전하더 라도 첫 번째가 어려우면 서도 가장 쉬운 것이라고 말을 한다. 재수 삼수는 더 어려운 일이다. 똑같은 공부를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시간과 돈의 낭비뿐만 아니라, 본인 스스로 심적으로 힘든 일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 번에 합격을 못 한 자격증이 한번 있었다. 2001년 겨울 전방에서 대전으로 근무지를 옮기고, 처음으로 워드프로세서 자격증에 도전을 했다. 시험장소는 충남대에서 보았다. 대부분의 수험생이 초등학교 학생들이었고, 나와 나이 드신 선생님, 딱 두 명이 어른이었다. 필기시험 은 쉽게 합격했지만 실기시험은 긴장되고 떨렸다. 그 당시 컴퓨터 자판도 어눌하게 치던 때였다. A4지에 있는 문서를 규격에 맞추어 작성하여 제출하는 것이었다. 시작과 동시에 초등학생들의 현란한 손놀림과 자판 두드리는 소리에 기가 죽었다. 두근두근 떨리는 가슴으로 시험을 보았지만 보기 좋게 불합격이었다. 처음부터 다시 준비하여 합격을 했지만, 내 인생의 첫 번째 불합격이었다.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시험을 보니 당연한 결과였다. 그 이후 어떤 사소한 자격증이라도 철저하게 분석하고 준비하는 습관이 생겼다.


드론교육센터에서 수료식을 하며 드론 파일럿이라는 패치를 전투복에 교관님이 붙여 주었다. 그때는 자격증시험을 보지 않은 상태였다. 이젠 자격증을 취득했으니 당당히 붙이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처음 교육을 받을 때 20대의 젊은 친구들과 교육을 받았다. 처음 습득하는 과정에서 젊은 친구들은 모든 것이 빨랐다. 그러나 나도 아직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임했다. 모든 것을 더 열심히 연습했다. 목소리도 더 크게 내고, 비행준비 도 젊은 사람들과 똑같이 하며 열심히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장마가 계속되는 과정에서도 비행연습은 지속되었다. 각자의 비행기록을 매일매일 체크를 해가며 열심히 했다. 교육을 수료하고 한 달 뒤인 9월 초에 교통안전공단에서 주관하는 자격증 실비행과 구술평가 시험을 보았다. 시험에 앞서 이틀간 시간을 내어 사단으로 출근하며 시험에 대비하여 비행연습을 했다. 한 달 만에 조종기를 잡으니 어색했다. 한두 번 비행을 하고 나니 금방 감이 왔다. 3일 차 교통안전공단 주관의 시험을 보았다. 조금은 긴장되었지만 자신 있게 시험을 볼 수 있었다. 그날 저녁 홈페이지에 합격자 명단이 떴다.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인터넷으로 자격증을 신청하니 5일 만에 자격증이 왔다. 너무 기뻤다. 또 한 번 도전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아직 현직에 있고 젊다. 나의 도전은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것이다. 항상 옆에서 조건 없이 응원해 주는 가족들에게 특히 감사하다. 오늘이 좋다. 내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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