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예찬

취미

by 하모남

누구나 좋아하는 계절이 있다.
1년 12달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달을 꼽으라면, 난 단연 사월을 꼽는다.
나는 사월이 너무 좋다. 막 깨어나며 생동하는 사월이 좋다. 하늘엔 따스한 햇살과 상쾌한 바람, 산에는 붓으로 터치한 눈부신 연노랑 새순들, 땅에는 잠에서 깨어난 미물들의 함성, 잔잔한 호숫가의 금빛 출렁임, 물이 오르는 버들가지의 싱싱함. 모든 만물이 꿈을 꾸며 살아난다. 보고 있노라니 자연의 위대함과 그 능력에 감탄한다. 햇살은 순하고 물은 맑고 투명하다. 해마다 맞이하는 사월이건만, 그렇게 경이로울 수가 없다. 어린아이가 아장아장 첫걸음마를 뛰는 놀라운 사월이다.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다. 내가 이 좋은 사월에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이 좋은 사월이 지나면 또 일 년을 기다려야 한다. 사월을 보기 위해 일 년을 참고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나도 모르게 사월 노래가 절로 나온다.


사월은


온 산이 분주하다
싱그런 햇살에 만물이 깨어난다
죽은 듯 침묵하던 가지에 생명이 돋고
숨어있던 아기천사 고운 입을 내밀며
파스텔톤 물감으로 수를 놓는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한 폭의 수채화가 웃으며 반긴다
호수 위 금빛 물결 꿈으로 출렁이고
맑은 물 새 생명 안고 다시 태어난다


만나는 사람마다 희망 보따리 가득
얼굴엔 환한 웃음 머금은 오뚝이 미소
쓰러지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너
나누는 정겨운 인사에 꽃이 피고
사랑이 온다
맑은 눈 가진 사월이 부른다
산내들에서 싱그런 사월이 부른다
살아 움직이는 만물이 왈츠 춤을 추고
어린아이는 아장아장 첫걸음을 뛴다


좋은 계절 사월을 혼자 보기 아까워 친구와 주말을 맞아, 근교에 있는 구이호수 둘레길 9Km를 3시간에 걸쳐 걸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천국 같은 길을, 좋은 친구와 함께 걸으며 행복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인생을 살면서 많은 친구들이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가까운 곳에 나와 이상과 사상이 맞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주말을 맞아 마침 아내는 고교동창 모임이 있어 고향으로 1박 2일로 떠났다. 아내는 요즘 작은 아이가 집에서 공부하는 취준생 뒷바라지로 매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가 전역을 앞두고 시험공부를 할 때가 생각난다. 아내의 뒷바라지가 있어 한번에 합격하여 지금의 안정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 집에 마지막 취준생도 잘 되기를 바라본다. 오랜만에 취준생 뒷바라지에서 벗어나는 아내의 표정은 막 피어오르는 사월 같았다. 아내를 배웅하고 나는 점심식사를 한 후 친구를 만나로 갔다.


친구의 집 앞에서 만난 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곧장 오늘의 트래킹 장소로 차를 달렸다. 십여분을 달려 도시를 벗어나니 공기부터 달랐다. 호숫가 주변에 차를 주차하고, 배낭을 메고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했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걷거나 자전거를 타며 사월을 즐기고 있었다. 잔잔하고 맑은 호숫물에 가슴까지 시원함이 몰려왔다. 벚꽃이 진 자리에도 분홍빛이 돌며 아직도 화려함을 뽐내고 있었다. 우리는 잠시 걷다가 호수에 비치는 금빛햇살과 풍광에 도취되어, 연실 카메라와 가슴속에 사월의 풍경을 저장했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주변 풍경에 감탄하며 탄성을 질렀다. 한 시간 남짓 걷다가 중간에 술테마파크에 들러, 준비해 간 간식을 나누며 휴식을 했다. 휴일을 맞아 많은 시민들이 가족과 친구들과 사월을 즐기고 있었다. 모두들 표정은 밝고 싱싱했다. 그곳에서 하모니카 연주도 서너 곡 연주했다. 햇살 좋은 오후에 음악이 있으니 더욱 즐거웠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음악소리에 한참을 들으며 봄을 즐겼다. 즐거운 트레킹을 마치고 우리는 맛난 저녁식사에 막걸리를 한잔 기울였다. 마음이 즐거우니 술맛 또한 좋았다. 맛난 식사를 마치고 차 한잔을 더 하고, 우리는 대리운전을 불러 집으로 왔다. 돌아오는 길에 어둠이 깔린 밤하늘을 바라보니, 파스텔톤 풍경과 친구의 웃음소리가 봄 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오늘이 좋다. 친구가 좋다. 사월이 있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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