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임아, 실수는 성장할 기회

실수를 만회할 복기

by 준비된화살


유난히

일정이 뻑뻑한 날이었다.


어린이집의 원장은 1년에 2회이상 장학수업을 진행한다.

오전에 각 교실에 들어가 교사의 상호작용 관찰 후 피드백을 하는 일정이 있다.


오후엔 두 달 전 부탁받은 이웃 어린이집의 부모교육 강의가 잡혀있다.

다행히 두 개의 스케줄이 가능하도록 시간차가 있었기에

딱히 그리 급할 것도 없었지만 조금은 부담이 가는 하루의 시작이다.

또각또각 시간 가는 게 느껴지는 약간의 긴장감 있는 오전




A교실에 들어가 교사의 상호작용을 관찰하고, B교실로 이동하려는데 진동으로 해두었던 핸드폰이 부르릉부르릉 거린다.


오늘 저녁에 부모교육을 하기로 한 어린이집의 원장이다. 반가운 마음에 급히 핸드폰을 들고 복도로 나와 한껏 밝은 목소리로 전활 받았다.


"안녕하세요? 원장님?"


밝게 인사하는 날 향해 핸드폰 너머로 날 선 차가운 얼음장 같은 목소리가 들린다.


"지금 10시 20분인데 왜 아직 안 오시죠?"


아...

뭔가 잘못됐구나...


뒷목이 뻣뻣해지고 오른쪽 관자놀이쯤에 촉촉한 땀이 맺혔다.

분명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났음이 느껴졌다.

수습을 해야 한다.

이미 지나간 건 어쩔 수 없고 이 사태를 어찌하여야 하나...

부모님 참여 인원과 이동시간을 체크하니 진퇴양난이다.



다행히 장학수업은 함께 협업 예정이었던 A원장이 마무리 짓기로 하고

부리나케 사무실로 달려가 ZOOM 교육 준비를 했다.

손끝이 바들바들 미세히 떨렸다.

어찌저찌 기적적으로 11시에 시작하여 12시에 마무리를 했다.

부모교육하는 1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알 수 없었다.

다행히 부모들은 경청해 줬고 미안한 마음에 다음 교육은 더 잘 준비하여 뵙겠다며 그들의 불만을 약간의 선물 공세도 퍼부으며 마무리했다.

다 끝나고 나니 삭신이 쑤셨다.




아 이런 일이 또 생기는구나...

갑자기 20년도 지난 과거가 통째로 소환되었다.




어린이집 주임교사로 근무할 때 일이다.

오늘처럼 부모교육이 있는 날이었다.

부모교육이 6시에 있는데 강사가 5시 30분이 되었는데도 도착을 하지 않았다.

싸한 느낌이 들어 강사에게 전화하니


어머 다음 주 금요일 이잖아요



이쯤 되면 오늘 나의 상황과 역할과 세부적인 내용만 조금 바뀌었을 뿐 같은 스토리다.

그 후 강사 섭외 담당이었던 원감선생님은 갑자기 강사를 알아보느라 진땀을 뺐다.


다행히 학부모 중 교수로 재직하는 부모님이 계셔서 주제와 상관없이 후다다닥 대체로 진행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났다. 그날 강의 평가가 바닥인건 어쩔수 없는 노릇이었다.




어린이집 유치원에 근무하다 보면 그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일들이 흔히 일어난다.

일부러 그러려고 한건 분명 아니지만 몇 가지를 미리 점검하면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실수가 어떤 사람에겐 값진 경험이 되어 오히려 일 잘하는 위기대처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실수를 통해 신뢰가 와장창 깨지는 돌이킬 수 없는 사건으로 끝맺음하게 되는것을 본다.




그 이유로 우린 실수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복기해야 한다.

나는 실수를 실패로 끝낼 것인가. 성장의 실마리로 이끌어 낼 것인가?


실수를 성장으로 만드는 방법 두 가지


첫 번째, 무슨 행사든 플랜 B를 계획한다.


부모교육 시간 착오 관련 첫번쩨 이야기는 해당 어린이집에서 10:30분 강의 요청을 했다가 다시 17:30분으로 변경하였으나 부모에겐 10:30분으로 착오 안내를 하면서 일어난 어이없는 해프닝이었다.


강의 담당자인 난 전날 문자를 통하여 '내일 부모교육이 있는 날이다'라는 체크를 했다.

오후 5시 30분 교육이니 5시까지 어린이집에 도착하겠다며 내일 뵙겠다는 문자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원장은 문자를 자세히 보지 않고 일정 변경 했던 걸 까맣게 잊은 채 부모를 초대했던 것이다.


이후 원장은 일이 이상하게 꼬였다며 강사에게 사과도 미안하다는 말도 아닌 납득 하기 어려운 대화로

흐지부지 마무리했다.

그 입장을 비난하기엔 바쁜 원장들의 일상을 너무나 잘 알기에 일정 부분 이해가 되기도 했다.

그나마 교육이 잘 마무리된 것에 감사할뿐


위 이야기의 경우 플래 B란 ZOOM 활용이다.




유아교육 기관은 크고 작은 행사가 정말 많다.

이렇게 항상 무슨 행사를 하든 플랜 B를 준비하는 것을 생활화 하자

그러면 그 어떠한 변수에서도 즉각적으로 플랜B를 실행하면 리스크를 90% 이상 줄일 수 있는

여유로움이 생긴다.


쉬운 예를 들자면 아래와 같다.

우천 시 **행사는 취소됩니다. 또는 우천시 **행사는 수요일로 연기됩니다.
위 계획안은 날씨, 교자재 수급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행사 담당자(업체)와 정확한 일정 관련 소통을 한다.

20년도 지난 일이 소환된 부모교육의 경우도 다를 바 없다.

한 달 전 구체적인 섭외가 끝났더라도 강의 며칠 전 강사와 정확한 소통을 한번 더

체크하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강사님 12월 11일(금) 오후 17시 **어린이집 부모교육이 있습니다. 도착시간은 어떻게 되시나요? 어린이집에서 준비할 사항은 무엇이 있을까요?


너무 당연한 일인 것 같지만 심심찮게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니 행사를 앞두고 협업하는 업체 또는 사람과 명확한 점검(유선, 카톡이나 문자)을 한다.

이것만 잘해도 실수를 만회할수 있다.


키포인트

-행사를 준비할 땐 항상 플랜 B를 준비한다.
-행사 전 업체 또는 관계자와 꼭 유선, 문자 등으로 일정을 중복 체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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