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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비된화살 Sep 07. 2023

선생님, 그런 일로 시샘을 하면 어떡하죠?

너 T 지? [사진 by 준비된 화살]

가을이 깊어가는 11월쯤이었던 거 같다.

어린이집 원감 직을 맡고 있는

지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녀는 평소와 다르게 약간 격앙된 

높은 톤으로

빠르게 이야기했다.

분명히  흥분한 상태였다.


원장의 대처방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의 의견을

고 싶다고 했다.




문제는 *학부모 참여날 시작됐다.

(*부모님이 반에 입실하여 영유아의 수업 또는 활동을 돕는 프로그램)


A반과 B반의 학부모가 급식 도우미 참여 신청을 했다.  담임교사는 원장의 결재를 득한 후 일주일 후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A반 학부모는 아이들의 급식을 도운 후, 

식사와 티타임을 고,

B반의 학부모는 급식배식을 도운후 

(식사와 티타임 없이) 마쳤다.

상담을 요청한 선생님은 B반 선생님의 억울함(?)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쯤 되면 Why?

뭐가 문제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기관의 특성상 원칙을 정하고 매뉴얼 대로 진행한다.
또한 반끼리 비슷한 패턴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A반은 학부모에게 급식과 티타임이라는
계획되지 않은 학부모 활동이
임기응변으로 추가된 것이고,
B반은 통상적인 원칙적 프로그램만
진행되었다는 내용이다.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A반 담임과 식사와 차까지

함께 함으로 담임과의 라포형성 및

만족도가 꽤 괜찮았을 테고,


B반은 상대적으로

담임과의 활동이 없음으로 인해

괜한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하였다.

A반은 급식도우미 후 식사와 티타임까지 했다는데... 우리 아이반인 B반은 왜 그렇게 진행한 거지?


그 후 B반 교사는

관련 내용을 원장에게 보고하였

아래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선생님, 그런 일에 시샘을 하면 어떡하죠?"


선생님은 원장이 애초에 원칙을 정해 주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고, 

오버해서 진행한 A선생님은

그 즉시 사적 자리에서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면 될 것을 일을 크게 만든 것이 아니냐고 했다.

더불어 원장의 답변에 많은 상처를 받은 듯했다.




나는 두 가지가 궁금했다.

    

첫째,

B교사의 보고 방식이 어땠을까?


둘째,

해결해야 할 문제의 핵심이 무엇일까?


염려했던 대로

B교사는 원장에게

느낀 그대로

직설적으로 보고 했다고 한다.


앞으로 급식도우미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원칙을 세워주시고,

앞으로 재차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원장은 하루에 수많은 결정을 한다.

그것이 100%로 옳은 결정일 때도

나쁜 결정일 때도 있다.

매번 결정을 하며

이것이 과연 옳은 결정일까를

몇 번이고 생각한다.


그 누구도

나쁜 결정을 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나 또 좋지 않은 결정으로 며칠밤을  뒤척거리느라 밤을 꼬박 새운 경험이 있다.

바로 부정적인 감정이 섞인 보고로 인해 즉답을 했을 경우이다. 


원장님! 이번~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 거 같아요!

원장님! 다음번엔 원칙을 정해서

교사들에게 이야기해 주세요!

원장님! 그럼 A선생님의 방법이

옳다고 생각하세요?


이런 느낌으로 보고하거 언한다면 

원장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인격 수양이 잘 된 리더는 먼저 이야기를 들어준 뒤 쉼 호흡하고 좀 고민한 후 이야기 해보자며 즉답을 피하겠지만 말이다.





두 번째

이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A반 선생님이 계획에 없던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 때문일까?

아니면  B반 선생님에게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지 않은 A반 선생님의 인성 때문일까?


아마도

학부모 참여 프로그램에 대한 디테일한 활동 매뉴얼이 구체화되어 있지 않으니 앞으로를 위해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 문제의 핵심일 거다.


앞으로 유사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말이다.

그렇다면 B교사가 원장에게

전달하는 방식에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인다.

좀 더 세련된 언어로 핵심을 관통하는 보고를

했으면 어땠을까?


원장님 오늘 급식도우미 학부모님 맞이하시느라 신경 많이 쓰셨죠? 저는 저희 반만 신경 쓰는 대도 정신이 없는데
원장님은 한두 반도 아니고 정말 힘드셨을 거 같아요(상대편 인정)




저희 A반 **어머니는 오늘 급식도우미를 하고 가시면서 우리 어린이집 같이 잘 먹이는 곳도 없는 거 같다며 아주 만족하시며 다음번에 또 도울 일 있으면 언제든 연락 달라고 말씀하셔서 많은 힘이 됐어요~(긍정적 보고)


근대 오늘 조금 불편한 일이 있었어요~ 아마 B반 학부모께서 조금 더 있으시고 싶으셨나 봐요 그러다 보니 계획에 없던 식사와 차를 드시고 가느라 A반 친구들이 화장실 사용하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었어요(아마도 화장실을 함께 사용하는 구조였던 거 같다) 물론 다행히 B반 어머님이 그 후 금방 돌아가셔서 해소되기는 했지만요..(상대편의 입장을 이해하는 긍정적 보고)




이건 제 생각인데요... 혹시 다음 해에도 학부모님 관련 행사가 있으면 교사들과 의논하여 학부모님의 급식도우미 방법을 서로 공유하고 어느 정도 스케줄을 맞춰 나가면 어떨까요? 원장님의 생각을 여쭙고 싶어서요(핵심 내용 보고)



  

우리는 가끔 직설적으로 말할 때가 있다.

물론 그것만큼 나의 생각을 정확히 전달하는 말은 없다.

그러나 내가 얻고자 하는 목적이 명확하다면

적절한 언어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때로는

원칙 대로 해도

기대했던 만큼 결과를 내지 못하고

폭망 하는 경우가 있고,

임기응변으로 해도

기대 이상의 좋은 결과 내는  

너무 많이 보아 왔다.


원칙이라는 프레임에 스스로 갇혀

더 소중한 핵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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