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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MI May 13. 2023

적당한 침묵과 최고의 대화

수학 교사의 대화법에 대해

신문에 실린 에세이 글에 눈이 간다. 백영옥의 말과 글[303]코너 '적당한 침묵과 최고의 대화'다. 수학을 가르치는 사람의 대화 방식에 일침을 가하는 듯하다. 에세이 글을 빌어 수학 교사 얘기로 그 내용 일부를 각색해 보았다.  


우리는 대화에서 공감이 중요하다고 배웠다. 하지만, 자신의 설명만 하느라 학생의 생각이나 말을 알아들으려 하지 않는 교사도 간혹 있다. 모든 대화를 '나'로 전환시켜 자신의 생각(기준)만 계속 말하는 교사다.  

 

"여기가 잘 이해가 안 되는데요"라고 말하면

"그게 왜 이해가 안 돼? 내가 볼 때는 너무 쉬운 건데"라든가


"저는 이렇게 풀었어요"라고 하면

"틀렸어, 이렇게 풀면 이상해", "왜 맨날 잘못 푸는거니?"라는 등


끊임없이 학생의 생각을 자신의 기준으로 바꿔버리는 이런 대화에서 학생은 학습 의욕이 떨어진다.


좋은 대화는

"어디가 이해가 안 되는데?"라든가 "그렇게 답한 과정을 설명해 볼래?", "풀이 과정을 점검해보면 어떠니?" 등으로 교사가 학생 생각 속에 한 걸음 더 들어가려할때 구현된다. 

 



수학교육에서 공감이란 무엇일까? 수학교육에서도 공감이 있긴 있는 걸까? 수학교육에서도 '대화'라는 게 존재할까? 역사상 최초의 수학 수업으로 알려진 소크라테스와 그의 제자 메논의 사동과의 문답식 대화(산파법이라고 알려져 있다)는 이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준다.


핵심은 학생의 생각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학생의 막연한 지식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것이 진정한 지식으로 상기될 수 있도록 '대화'를 통해 이끌어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적극적인 경청과 정교한 질문을 강조했다. 교사는 학생이 올바른 지식을 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다. 학생의 불안정한 의견을 자신의 잣대로 일축하는 사람이어서는 안 된다. 학생이 모르는 지식을 단순히 ‘가르치는 것’도 아니다. 대화로 학생이 가진 부정확한 ‘의견’을 깨닫게 도와야 한다. 마치 산파가 아기를 받아내듯,  학생 내면에 내재된 지식이 상기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런 역할을 하려면 교사는 어떤 대화법을 구사해야 할까?   '적당한 침묵과 최고의 대화'라는 칼럼에서 바람직한 수학 교육 실행을 위한 메시지를 얻어보자. 


나는 학생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며 수업을 진행하는 수학 수업을 상상해 본다.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학생이 가진 생각이다. 학생의 현실에서 출발해야 한다. 학생 현실에서 출발한 점진적인 형식화.  수학자 프로이덴탈도 강조한 바 있다. 때로는 침묵하며 학생의 사고가 진행되도록 도와야 한다.  때로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끌어내서 수정 발전 시키도록 질문도 해야 한다. 그림자처럼 학생 주변에 늘 존재하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수학 교사를 머릿속에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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