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학습에서 학생이 성숙해지려면?
40여 년 전 옛 수학 교양서를 들춰보다가 '수학의 인간미'란 표현에 눈이 머무른다.
수학 공부에서도, 인간이 느끼는 여러 감정들이 개입되고 그것과 마주하며 그 감정들을 조절해 나갈 때, 비로소 학습자도 더 높은 수준으로 도약하며 성숙해지는 것이 하닌가 하는 생각으로 이르게 된다.
수학 학습에서 때로는 수학자의 생애를 엿보게 하는 시도를 해보면 어떨까. 수학자의 생애를 다룬 도서나 문서, 영상 자료들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그것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자. 독서, 인터넷 검색, 영화, 유튜브 영상 등 다양한 자료로 사례를 소개해보자. 학생에게 학습 동기를 부여하고 싶다면 '이야기를 다루는 방법'도 다양하게 시도해 보자. 스토리 요약, 느낀 점, 배운 점, 발표나 소감 나눔, 토론 등의 기회를 주는 것도 수학 공부에 도움이 될 것이다. 대상이 유, 초등 어린이라면 수학자의 일화를 '즐거운 동화처럼' 들려줄 수도 있다.
수학자들은 어떻게 아이디어를 떠올리는지, 그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나갔는지... 에 대해 학생들이 간접체험하면 좋겠다. 수학자들도 인간인 이상, 우리가 삶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겪으며 나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는 헛된 시도, 방황, 몰입, 기다림, 노력 등이 어우러져 결과가 산출된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빨리빨리 속전속결로 많은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는 깨닫기 어려울 것이다.
수학자도 인간인 이상 힘들 때도 있었을 테고, 즐거울 때도 있었을 것이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답답한 적도 많았을 것이다. 어쩌면 화가 났을 수도 있다. 그러다가 갑작스러운 통찰로 '유레카'를 외치며 기뻐하는 순간도 있었을 것이다. 때로는 잠시 접어두거나, 시간의 힘에 의지하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이용하는 이런저런 노력 속에 다양한 감정에 노출되었을 것이다.
학생들의 수학 학습에서도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이 다채롭게 펼쳐지면 좋겠다.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이 수도 없이 교차될 것이다.
알고 싶은 마음, 불안한 마음, 만족하는 마음, 도전하고 싶은 마음, 지루한 마음, 막막한 마음. 답답한 마음, 성급한 마음, 참아야 하는 마음, 머뭇거리는 마음, 자신 없는 마음, 의문스러운 마음,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 속 시원한 마음, 성취감에 기쁜 마음 등.
여러 감정에 마주하며 그 감정들을 인식하고 스스로 잘 조절해 나갈 때, 수학 공부도 진전이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교육자는 문제 해결의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욱 중시하고, 그 과정에 충실하게 지도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