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호]

by 담장넘어도깨비
꿈을 만나다 - 종이에 볼펜, 색연필


스케치 중에는 두 눈을 감거나 한쪽 눈만 뜨고 있는 얼굴 그림들이 유독 많다. 나무 안에 들어가 겨울잠을 자거나 책상에 엎드려 힘 없이 눈을 감고 울고 있는 그런 그림들이다. 울다가 잠이 들었고, 그러다 늘 꿈을 꾸었다. 꿈꾸는 사람으로 태어나 매일 밥을 먹듯 매일같이 꿈을 꾸었는데 말도 안 되게 자면서 꾸는 그 환각 같은 꿈이 현실로 충족되지 못한 공허함에 그토록 슬펐나 보다.


젊음의 모호한 꿈들을 소주잔에 넘치도록 부어 스스로를 가누지도 못할 만큼 마셨던 20대. 그 취함이 어떤 날은 꿈결 같아서 곰팡이 많은 그 축축했던 자취방마저 포근해져 버린다. 칼바람 같은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싶지 않아 그림 속 얼굴은 감지도 뜨지도 않은 애매한 눈을 선택한다.


아침햇살처럼 빛나는 꿈들이 어떤 순간, 어떤 날은 유독 그 행색이 구질구질 처량해 보여 얼굴 주변으로 추상적인 장식과 색을 더해 슬픔을 감춰본다. 꿈꾸며 우는 모양새는 문양의 자연스러운 일부가 되어 그림을 장식한다. 그저 엎드려 잠을 자고 꿈꾸는 모습이고 싶었다. 사실의 세상과 허구의 세상을 오고 갔던 20대의 청춘. 현실과 허구의 중간 그 어디쯤 되는 모호한 환각의 꿈 어딘가를 닮아있는 얼굴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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