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장조림
일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온 나는 살짝 허기짐에 부엌으로 향했다.
식탁 위에는 내가 아침에는 보지 못한 반찬이 하나 놓여 있었다.
그 반찬의 정체는 바로 돼지고기 장조림이었다.
물론 그의 친구인 메추리알도 함께.
바라보고 있자 침이 고이면서 밥 생각이 절로 났다.
얼른 하나를 집어 맛보았다.
부드럽게 씹히는 돼지고기와 간장의 짭조름과
마지막에 느껴지는 부담스럽지 않은 단맛까지.
정말 맛있었다.
한번 맛을 보자 식욕이 폭발한 나는 얼른 숟가락, 젓가락을 챙겨 들고 밥이랑 같이 먹기 시작했다.
어머니께서 오늘 아침에 장 보고 오신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그때 장에 가셔서 장조림 할 재료들을 사 오는 것 같다.
장조림이나 장아찌 등 간장으로 조리되는 음식이나 반찬이 좋다.
내가 간장을 좋아하는 것도 좀 있긴 하다.
밥통 안에는 다행히 밥이 남아 있어 밥그릇에
한가득 담고 장조림이랑 같이 먹기 시작했다.
그 둘이 입 안에서 만나자 잘 어우러지면서
하나가 되니 정말 맛있었다.
어머니는 요리를 잘하신다.
시간과 노력, 세월이 만들어 낸 우리 집 최고의 요리사다.
중간 불 혹은 약불로 오랜 시간을 들여 맛을 내는 장조림처럼
손이 기억하는 레시피와 오랜 노하우가 담겨 있다.
나는 느낀다.
그 레시피와 노하우를 절대 따라갈 수 없을 것이란 걸.
장조림을 할 때마다 온 집안에 간장 특유의 냄새가 가득하다.
그래서 내 방에 있어도 오늘은 장조림 하는구나를 바로 알 수 있다.
허겁지겁 먹다 보니 밥을 다 먹고 없어서 한번 더 셀프 리필.
지금 배가 아주 빵빵하다.
배불러.
메추리 알도 삶아서 껍질 깐 다음 같이 넣어 주셨지만
나는 잘 먹지 않는다.
퍽퍽함을 싫어하는 것도 있지만
삶은 달걀의 노른자를 먹으면 꼭 속이 이상하기 때문이다.
고생을 엄청해서 싫어한다.
삶은 댤걀만 그렇지, 프라이나 스크램 등은 또 괜찮다.
참 특이하다.
그것만 빼고 쏙 쏙 고기만 골라 먹다 보면
어머니한테 들키는 날엔 한바탕 잔소리가 쏟아지지만
멈출 수가 없다.
그래서 나중엔 항상 메추리 알만 남아있다.
그러면 동생과 눈치싸움 시작.
승패는 항상 반반.
나도 어머니를 따라 이것저것 만들어 보지만 쉽지 않다.
특히 동생의 반응 때문에 더 어렵다.
아주 독설가다, 독설가.
동생의 반응과 말에 맘이 아플 때도 있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고 여러 음식들, 반찬들을 만들어 볼 것이다.
왜냐고? 내가 만들고 싶으니까.
한 식탁에 가족끼리 둘러앉아 내 음식을 맛보며 그날 하루 있었던 이야기 등을
여러 주제로 바꿔가며 대화라는 것을 해보고 싶다.
성인 되고 각자 삶의 루틴이 달라지면서 어쩔 수 없는 이유도 있지만
반드시 한 식탁에 앉아 같이 나눠 먹으며 하하 호호 이야기꽃을 피울 날이 머지않았다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