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들렌
저번 동료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 봤다.
한번 만들어서 나눠주자, 친해지는 데는 먹을 것이 최고지 라는 생각에
냉장고를 열어 보았다.
시간이 좀 지난 레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상태를 살펴보니 다행히 색만 바랬을 뿐 큰 이상이 없었다.
레몬도 사용할 겸 가장 익숙하고 만들기도 좋은 레몬 마들렌을 만들기로 했다.
먼저 레몬을 꺼내 씻어주고 베이킹 소다와 식초를 물에 몇 방울 떨어트리고
잠시 시간이 지난 뒤 다시 흐르는 물에 씻어주었다.
뜨거운 물에 잠깐 데쳐주니 상큼한 향기가 코를 자극했다.
그 향을 먹으면서도 느낄 수 있게 레몬 껍질만 갈아
설탕에 넣어 잠시 시간을 두었다.
이렇게 하면 설탕에도 향이 베어나 더 맛있게 만들 수 있다고 했나?
잘 기억이 안 난다.
역시 사람은 죽을 때까지 공부인가.
껍질을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은 흰 부분까지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 부분을 사용하면 쓰고 맛없다고 한 것 같았다.
그다음부터는 순서대로 달걀, 설탕, 박력분, 버터 등등
재료들을 차례대로 넣어 섞어주면 된다.
아, 버터 중탕해서 녹이는 것 잊지 말아야 한다.
나는 꼭 중간쯤에 알아챈다.
하긴 나는 덩어리도 크고 부드러워지기 전에 그냥 넣고 중탕하는 것 때문일 수도 있다.
버터를 녹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부디 동료들이 맛있게 먹길 바라며 마음을 담아 정성스레 반죽을 만들고
틀에 짜 모양을 잡고 오븐에 넣어 구워준다.
카페나 빵집에서 보면 볼록 솟아오른 언덕같이 생긴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을 배꼽이라
부르며 배웠던 것 같다. 우리들이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
봉끗 잘 나온 배꼽을 보니 기분이 해피해피하다.
마들렌이 잘 나올 것 같은 예감에 너무 좋다.
특별히 다이소까지 가서 포장지도 사 왔는데
담으면 파는 것처럼 예쁘게 보일 것이다.
남은 레몬즙과 슈가 파우더를 이용해서
아이싱까지 할 거다.
잘 안되던데...... 이번에 다시 도전.
흔히 보이는 그 아이싱을 흉내내기에
나의 노하우가 부족한 것 같다.
열심히 만들어 둔 아이싱을 잠시 시간을 두고 식힌
마들렌에 정성스레 한 두 번 묻혀준다.
이번에 이것도 잘 나온 것 같다.
전에 비하면 큰 발전이다.
사진 찍어둘걸.
다 만든 마들렌을 한 입 베어 문다.
박력분이 아닌 쌀가루를 이용해서 그런지
나는 밀가루보단 가볍고 잘 부서지지만
레몬의 향이 잘 느껴지고 식감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총 8개가 나왔고 포장지에 두 개씩 잘 넣는다.
오, 포장하고 보니 더 그럴싸 해.
정말 맛있게 잘 먹어줬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두근두근, 긴장되고 떨린다.
잘 전해줬냐고? 아니.
이미 저녁에 다 팔려 나갔다.
어머니께서 드시고 이모, 이모부 드린다고 가져가고
하루 저녁에 여기저기 다 팔려갔다.
조금 빗나가긴 했지만 누군가가 내가 만든 마들렌을
맛있게 먹어 주기만 한다면 나는 누구라도 좋다.
부디 맛있게 먹고 웃음 지어주기만 한다면
난 그 무엇도 바랄 것이 없다.
나의 정성이 당신의 하루에
행복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