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와 이동

감말랭이

by 길여우

내가 감말랭이를 처음 먹어본 것은 우연히 어머니께서

홈쇼핑에서 곶감을 사시고 서비스로 같이 넣어 준 것을 먹은 것이 처음이었다.

먼저 먹어본 경험이 있으신 어머니께서 한 입 먼저 드시고

맛있다며 나에게 권해주셨다.

곶감을 좋아했기에

비슷하게 생긴 감말랭이도 거부감 없이

먹어 보았다.

부드러워진 과육과 감 특유의 단맛이

입 안에 은은히 퍼져 나갔다.

정말 달콤했다.

말린 과일들이 칼로리가 높다고 하지만

너무 맛있다.

오늘 하루 실수한 나를

토닥여 주는 느낌이랄까.

큰 실수는 아닌 자잘한 실수였지만

일 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면서 실수한 것이 너무 마음에 걸렸다.

포스기 앞에 서면 너무 긴장된다.

돈이 왔다 갔다 하기에 겉모습은 멀쩡하지만

속은 떨고 있다.

죄송한 것은 죄송하다고 말해야 하는데

요놈의 입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말은 못 해도

이미 충분히 죄송하고

미안하다고 고개는 열 번은 더 숙였다.

그렇게 하면 티가 안 나서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 가장 슬프지만.

내 실수만 있는 것은 아니었기에

어찌어찌 넘어간 것 같지만

하루 종일 내내 신경 쓰였다.

애써 속상한 마음을 숨기고

집중해서 일하고 있는데 누군가 나를 불렀다.

가보니 같이 일하는 사람 중 가장 높은 사람이

날 찾았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괜찮은 자리가 하나 있는데

그곳에 추천을 해놨다는 것이었다.

나는 머릿속이 빙빙 돌기 시작했다.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인지

파악하기 바빴다.

대충 정리해 보면

괜찮은 자리에 추천을 해놨고

여러 가지 상황이나 이것저것 고려해서

당장 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될 수도 있으니 알아두라는 것이었다.

알았다고 대답한 나는 다시 생각했다.

일을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잘하기에 추천을 해주신 거라고.

뭐든 긍정적으로!

내 생각의 모토이다.

부정보다야, 긍정이 좋지 않은가.

퇴근한 나는 아직도 여러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지만

정해진 답도 없고,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배가 고파진 나는 저녁을 먹은 뒤

냉장고에 들어 있던 감말랭이 포장을 뜯어

남김없이 다 먹었다.

오늘 하루 위로와 격려를 모두 받은 느낌이었다.

내일부터 다시 시작이다.

정신 똑바로 차리자!!





작가의 이전글수고로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