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광렬 Dec 01. 2024

3. 난 워싱 소다야. 빨래엔 내가 최고지.

화합물들의 이야기 

사람들은 날 잘 몰라. 

'워싱 소다? 베이킹 소다 하고 같은 것인가?' 그러지.

한번 생각해 봐.

베이킹은 baking이지. 빵 구울 때 쓴다고 베이킹이야.

워싱은 washing이야. 씻을 때 쓴다고 워싱이잖아.

다르잖아. 다르다고~~~~

그래 이제 내가 베이킹 소다 아닌 줄은 알겠는데 내가 뭘 할 수 있냐고?

아 놔. 씻는데 쓴다니까?

있잖아. 좀 어려울 수 있지만 좀 들어봐.

사람 몸에서 나오는 개기름은 주로 유기산으로 되어 있어. 

유기산이야. 산이라고.

근데 사람 몸에는 세균이 많이 살지.

세균이 유기산에 있는 탄소하고 수소를 먹으면서 더 짧은 유기산을 만들어.

식초 냄새 많이 나지?

식초는 짧은 유기산이야.

왜 몸에서, 그리고 옷에서 냄새가 나는 줄 알겠지?

세균이 여러 가지 짧은 유기산을 만드니까 냄새가 나는 거야.

산은 말이야. 염기성 물질을 만나면 중화가 돼.

유기산은 염기성 물질을 만나면 비누가 되지.

난 베이킹 소다보다 훨씬 염기성이 강해.

그러니 내가 베이킹 소다보다 유기산을 훨씬 더 잘 중화시키겠지?

베이킹 소다가 동네 조기축구 잘하는 형이면 난 메시야.

근데 날 본 적이 없다고?

에휴~ 그래. 뭐 그럴 수 있어.

난 세탁 세제 속에도 있고 식기세척기 세제 태블릿에도 있어.

냄새나는 티셔츠? 내게 가져와.

기름기 묻은 설거지? 내게 가져와.

내가 다 해결해 주지.

이제 내가 누군지 알았지? 

앞으로는 나하고 베이킹 소다 하고 헷갈리지 마.

나만 화나는 거 아냐. 걔도 삐져.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세상과 화학 이야기 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