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가 아니라 노인병이다.

by 원우

몇 번을 쓸려고 망설였지만 지금까지 아래 내용처럼 이야기 한 사람들한테 몇 번 고맙다는 말을 들어서 용기를 내서 쓰기로 하였다.


나는 의학 지식은 별로 없지만 심리학은 젊은 시절부터 꾸준히 공부하고 있다. 배운 것 중 하나는 분류(Categorization)이다. 인간이 어떤 특정집단을 별도의 명칭으로 부르게 되면 그런 집단을 정의하고 그것으로 부르는 편한 장점은 있지만 우리가 그렇게 정의하는 순간 그 집단은 우리와 다른 집단이 되고 그렇게 정의된 집단은 소외감과 고립감 그리고 독립감을 느낀다고 배운 기억이 난다.


역사를 보면 2차 대전 때에 Nazi가 저지른 유태인들에 대한 만행을 보면 그들이 특정집단을 분류하여서 저지른 만행과 그 후유증이 인류역사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특히 유태인의 경우에는 가끔 미국에 살면서 유태인들인 왜 지독하게 사는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하였는데 원죄는 Nazi가 그들을 분류하여 별개 집단으로 부르고 특별관리를 시작하자 그들은 더욱더 개별집단화되고 생존을 위해서 지독하게 살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내가 입장 바꾸어서 그들이 되어서 Nazi Camp에서 살아남은 후손이라면 어떤 삶을 살까 하고 생각하다가 나도 그들처럼 그런 삶을 살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다시 돌아와서 우리 주위에 있는 나이 드신 우리 부모들이나 노인들에게 제발 “치매”란 말을 쓰지 말자. 그렇게 말하는 순간 우리는 그들에 대한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며 그런 소리를 들은 우리 주변의 노인들은 고립감을 느끼고 점차 이승과 작별을 준비할까 나는 항상 걱정한다.


우리도 나이가 들면서 가끔 기억이 희미해져 자꾸 까먹고 그리고 이미 한 이야기를 까먹고 되풀이 한 경험이 있지 않나? 우리 주변에 그분들은 그것이 좀 자주 심해진 것이고 그리고 반복적이어서 그 기능이 우리보다 약화되어 자주 나타나는 것뿐이라 생각한다.


1년 전에 돌아가신 우리 어머님도 그런 병에 시달렸지만 나는 어머니와 이야기할 때 가끔 핵심을 찌르는 한마디로 우리 어머니 정신은 아주 말짱하다는 것을 자주 느꼈다. 오늘처럼 새해가 되어 아이들과 세배를 하더 갔더니 아이들에게 덕담을 해주시는 것이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아이들에게 일어난 일을 다 아시는 것처럼 그리고 새해가 되면 아이들이 명심해야 할 교훈을 아주 짧게 명료하게 말씀하셔서(그때 정신이 아주 건강하신 아버지 보다 더 좋은 덕담을 하여서 많이 놀랐다) 어머님이 앓고 있는 병은 어느 한 부분 기능이 퇴화된 노인병이라고 확신하였다.


그리고 나는 어머니가 노인병을 심하게 앓게 되자 나는 어머니와의 소통방법을 개선하였다. 어머니가 무언가 말을 하시려 하면 예컨대 '동생이'라고 한 마디만 하면 나는 '동생은 이래서 이렇죠'라고 하는 것이 어머니 생각이지요라고 되묻으면서 대화를 지속하였다. 내 생각은 어머니가 한마디 하면 내 나이가 돼서 어머니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알아야 하며 그것을 모르면 개인의 수치라 생각했고 그러한 가정하에 어머니한테는 말하시고 싶은 것을 내가 다 생각하여 만들어 이야기하고 그것을 어머니에게 되물어 확인하면서 예컨대 제가 말하는 것이 맞지요라고 하면서 나는 어머니와의 대화를 진행하였으며 그것은 잡다하게 무엇을 기억하려다 못할 때에 어머니가 느낄 실망감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것이었다.


미국에서 본 제목은 까먹었지만 울림이 큰 영화를 소개하고 싶다. 내 기억에 Jane Fonda가 출연한 영화로 기억되는데 노인병(한 이야기를 자꾸 반복해하는)에 걸린 어머니와 2 자매 이야기이다. 어머니의 노인병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큰 딸이 결정을 하였다. 어머니를 우리 안으로 오게 하기 위해 우리들이 번갈아 가면서 어머니처럼 노인병이 걸린 것처럼 똑같이 흉내 내서 식탁에서 이야기와 행동을 해 보자.


방법은 어머니가 실수로 무엇을 식탁에서 떨어트리면 그날 당번인 한 자매가 똑같이 떨어트리고 (어머니가 떨어트린 것이 큰 잘못이 아니라고 인식하도록) 어머니가 반복적으로 같은 이야기를 계속하면 똑같이 당번인 자매가 반복적으로 다른 주제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어머니가 무엇을 기억하다가 기억 못 하면 당번인 자매가 무언가 기억하려다 자기도 기억 못 하겠다고 넘기는 것을 반복했다. 잘 못 기억하는 단어나 사물은 기억대신 그 장면에 관한 이야기로 어머니가 표현하려 했던 것을 다른 방법으로 이야기해서(기억은 특정 명칭이나 이름 아니면 장소이니까 꼭 그것을 기억할 필요가 없고 주변 상황을 이야기하면 그것을 기억해 내지 않더라도 다 대화 아니 뜻이 통하니가) 편안하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게 하고 그렇게 두 자매는 반복해서 어머니와의 식사시간에 어머니가 무언가 기억 못 해서 자책하지도 않고 어머니와 똑 같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면서 어머니 마음도 점차 편안해지는 것이 보이기 시작하던 어느 날


그날도 평소 다름없이 당번인 큰 언니가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어머니처럼 이야기하고 똑같은 이야기 또 하고 하면서 식사를 하던 중 갑자기 어머니가 “애 그 이야기 좀 반복해 말하지 말어라 듣기도 지겹다” 하고 소리를 쳐서 두 자매와 어머니가 웃으면서 영화가 끝난 것으로 기억한다.


이 영화를 보려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듣고 지루함을 참아내는 인내심을 가져야 하지만 그 과정을 보고 마지막 장면을 보면 울림이 커 다른 사람들도 꼭 한 번은 보았으면 한다. 백문이 불여 일견이니까---


모든 사람들이 우리 주위의 어르신을 우리 안으로 끌어들이고 그리고 그런 병을 가지고 있는 어르신들을 노인병을 가지신 어르신으로 부르는 날이 빨리 오기를 고대하며 붓을 들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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