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콘드리아 ATP와 카사노바의 의지력(Will)
카사노바의 생존심리학
by 카사노바의 생존 심리학 Mar 18. 2026
우리의 몸속 거의 모든 세포(적혈구와 피부 각질세포 제외)에는 미토콘드리아가 있다. 그리고 이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산하는 ATP라는 생명에너지를 통해 우리는 일상생활을 할 수가 있다(태평양 어깨와 미토콘드리아 ATP 참조). 따라서 미토콘드리아가 없다면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의 의미가 사라질 정도다.
그런데 이러한 미토콘드리아의 ATP는 인간의 의지력(willpower)과도 같다. 이유는 우리가 어떤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필요한 능력이 바로 의지력인데, 이 의지력이 바로 두뇌 에너지인 ATP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의지력이 무엇인가? 의지력은 해야만 하는 일을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않는 능력이다. 사회생활이 다 그렇지 않은가? 정말 부잣집 자식이 아닌 이상,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일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은 안 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의지력 아닌가? 그런데 이러한 의지력, 즉 할 일을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안 하는 과정에서 우리 두뇌의 생명에너지인 ATP가 당연히 사용된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미토콘드리아의 ATP가 바로 의지력과도 같다는 것이다.
재밌는 사실은, 우리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ATP의 양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또 무슨 말이냐?
위의 그림은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의 한 장면이다. 그림에서 상단에 파이터들의 에너지양이 표시되어 있다. 두 파이터가 싸울 때마다 에너지양이 줄어든다. (지금은 절대 안 하지만) 예전에 게임을 정말 좋아했던 나는, 스트리트 파이터 상단에 표시되는 에너지양을 처음으로 만든 개발자의 천재성에 정말 감탄했다. 지금은 모든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이 에너지양이, 사실은 한 천재의 두뇌 속 ATP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토콘드리아 ATP에서 발생하는 의지력에 대해 세계 최초로 시각적인 설명한 한 과학자가 있다. 바로 의지력과 자제력에 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심리학자인 로이 바우마이스터(Roy F. Baumeister) 박사다. 박사는 피험자들에게 슬픈 영화를 보여주면서, 한 그룹에게는 마음껏 감정을 표현하게 했지만, 다른 그룹에게는 감정을 최대한 자제하도록 했다. 이후 이들을 대상으로 악력계를 쥐고 최대한 오랫동안 버티라고 지시했다.
결과는 무척 흥미로웠다. 평균적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감정을 억제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훨씬 빨리 악력계를 포기했다. 이는 하루동안 사용할 수 있는 의지력인 미토콘드리아 ATP를 자신의 감정을 자제하는 과정에서 모두 소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뇌과학적으로 인간의 의지력을 담당하는 부위는 전전두엽 중에서도 특히 등쪽가쪽앞이마옆피질[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DLPFC)]이다(이 부위는 작업기억을 담당하는 부위로 인간의 의식을 담당하기도 한다). 바로 이 전전두엽의 의지력을 통해 감정을 억제하지 않고 마음껏 발산한 피험자들은, 자신이 가진 악력 이상으로 힘을 쥐어짜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정말 쉬운 이해를 위해 위의 그림을 보라. 우리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양인 ATP는 위 그림에 표시된 에너지양으로 생각하면 정말 이해가 쉽고 재밌다. 가령 민원실에 근무하는 9급 공무원이 있다고 해보자. 아침 9시에 출근한 공무원의 ATP 에너지는 위 그림과 같이 가득 차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업무에 시달리면서 ATP의 총량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이처럼 공무원의 ATP가 줄어든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당연히 공무원의 의지력이 크게 약해질 것이다. 따라서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받을 확률이 정말 높아질 것이다. 이유는 의지력이 약해질수록 감정을 다스리는 능력이 크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뇌과학적으로 이는, 의지력을 담당하는 전전두엽(페르소나)이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그림자)에 더 크게 휘둘린다는 것을 의미한다(앞장 '바른생활 사나이의 2. 감정의 기복이 없는 남성' 참조)
이처럼 의지력이 약해지게 되면 우리는 합리적이 아닌, 불합리한 결정을 내리기 쉬워진다(카사노바나 사기꾼의 유혹에 빠지는 남녀 또한 이러한 상태일 것이다).
물론 나의 이러한 급진적인 주장에 수긍할 과학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음 장에서 언급할 유아를 대상으로 한 마시멜로 실험 결과와 카사노바의 의지력에 대한 설명을 들어본다면 나의 이 주장에 분명히 공감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