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의 정신 지도: 해마(hippocampus)
카사노바의 생존심리학
by 카사노바의 생존 심리학 Mar 24. 2026
그런데 인간의 감각은 곧바로 대뇌 피질에 저장되지 않는다. 감각 정보는 반드시 하나의 중요한 장소를 거쳐야 하는데, 그곳이 바로 해마다. 우리의 기억, 특히 장기기억은 해마를 거치는 과정을 통해 형성된다. 해마는 감각기억과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해마가 없으면 기억은 제대로 만들어질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1950년대, 간질 치료 과정에서 해마를 제거한 H.M.이라는 남성의 사례가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해마가 제거된 이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게 되었다. 방금 점심을 먹고도 그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마가 손상된 치매 환자들 또한 이와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이처럼 해마가 손상되면 기억이 사라지는 이유는 해마가 과거의 기억을 불러오는 역할뿐 아니라 현재의 경험을 새로운 기억으로 만들어내는 역할까지 담당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해마는 프로이트가 말한 전의식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두뇌의 해마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그림 6-5>는 뇌과학자인 마크 글루크(Mark Gluck)가 제시한 해마의 정보 관문(information gateway) 모델이다. 이에 따르면 해마는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정보, 즉 자극을 선별하여 기억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미 알고 있거나 중요도가 낮은 정보에 대해서는 해마가 이를 축소하거나 압축하는 반면, 중요한 정보에 대해서는 내용을 확장한 뒤 장기기억으로 저장한다. 이러한 기능 때문에 해마는 정보가 기억으로 넘어가기 전에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자, 일종의 중개소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러한 해마의 기억 분류와 정리 작업은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