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속 공간은 우주만큼 광활하다(2)

영원한 삶(永生)의 비밀

하지만 시점을 미시적인 수준, 즉 개별 신경세포 하나하나의 관점으로 옮겨 보면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두뇌의 가장 앞부분에 있는 전전두엽의 신경세포가, 가장 뒷부분에 있는 후두엽의 신경세포를 ‘바라본다’고 가정해 보자. 이 두 신경세포 사이의 거리는 인간의 시각적 직관을 넘어설 정도로 멀게만 느껴질 것이다. 신경세포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 거리는 마치 우주의 시작 부분에서 끝자락까지에 해당할 만큼 아득하고도 먼 거리처럼 인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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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감이 잘 오지 않는 독자라면 <그림 13-3>을 보라. 2020년 학술지 『Frontiers in Physics』에는 우주의 거대 구조와 인간 두뇌의 신경세포 연결 구조가 서로 유사하다는 놀라운 주장을 담은 논문이 게재된 바 있다. 만약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전전두엽과 후두엽에 위치한 각각의 신경세포들이 서로를 바라볼 때 느끼는 거리가 왜 우주의 공간만큼이나 아득하게 인식될 수 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지점에서 두뇌의 신경세포를 의인화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는 독자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우리가 느끼기에는 두뇌 속 신경세포가 극히 작고 하찮은 무생물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경세포는 그 자체로 하나의 독립된 생명체로 정의할 수 있는 여러 특징을 지니고 있다. 신경세포 역시 유전 정보인 DNA를 포함한 핵(nucleus)을 가지고 있으며, 세포의 에너지원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와 같은 다양한 세포 소기관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미토콘드리아는 세포핵과는 별개로, 독자적인 DNA를 지닌다). 더 나아가, 뇌과학자들에게 여전히 가장 큰 난제로 남아 있는 의식(consciousness)의 정의를 다소 관대하게 적용한다면, 신경세포 또한 나름의 의식을 지니고 있다고 볼 여지도 존재한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신경세포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바라보는’이나 ‘느껴질 것이다’와 같은 인간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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