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삶(永生)의 과학적인 기초(2)

영원한 삶(永生)의 비밀

이러한 관점에서 뇌과학적 영생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인간의 기억을 구성하는 이 커넥톰을 통해 기억 자체를 컴퓨터에 이식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과연 이것이 실제로 가능할까? 이에 대한 대답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충족되어야 할 두 가지 조건이 있다. 먼저, 두뇌 속에 존재하는 커넥톰을 컴퓨터 안에서 그대로 재현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두뇌 속 신경세포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전기화학적 연결 방식 또한 컴퓨터 안에서 똑같이 재현할 수 있어야만 한다. 만약 이 두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된다면, 인간은 사후에도 컴퓨터 안에서 영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컴퓨터 기반의 영생 기술은 현재의 과학기술 수준으로는 도저히 실현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과학자들은 인간보다 커넥톰의 규모가 훨씬 작은 동물인 쥐의 커넥톰조차도 완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두뇌의 신경세포인 뉴런이 지니는 연결의 수와 연결 방식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복잡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간의 두뇌 속에는 1천억 개가 넘는 뉴런들이 빼곡히 존재하며, 그들 사이의 연결인 시냅스의 수는 무려 1백조 개가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과학자들은 언젠가는 실현컴퓨터 속의 영생을 목표로 끊임없이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두뇌 속 뉴런의 커넥톰을 컴퓨터 안에서 재현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어떤 기술을 사용하고 있을까?


현재 과학자들은 인간의 커넥톰을 재현하기 위해 신경지도의 3차원 지도를 제작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사망한 사람의 두뇌 조직을 초정밀 칼날로 극도로 얇게 절단한 뒤, 각 신경세포의 윤곽을 하나하나 추적하여 3차원의 이미지로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과정이 상상 이상으로 방대하다는 데 있다. 인간의 뇌 조직 가운데 단 1세제곱밀리미터(1㎣)만을 나노미터 수준의 해상도로 촬영하는 데에도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더욱이 살아 있을 때의 기억을 컴퓨터 속에서 그대로 재현하려면, 1천억 개가 넘는 뉴런들 사이에 존재하는 1백조 개 이상의 연결 부위를 단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재현해야만 한다. 만약 이 가운데 특정 연결 부위가 빠진다면, 컴퓨터 안에서 재현된 기억은 마치 랙(Lag)이 걸린 것처럼 중간중간 끊어지는 현상을 보일 것이다. 과학자들이 “우리 세대에서는 결코 커넥톰을 완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백번 양보해 인간의 커넥톰을 완성한 뒤, 이를 컴퓨터 안으로 그대로 옮기는 데까지 성공했다고 가정해 보자. 과연 이것만으로 한 인간이 살아 있을 때의 의식이 컴퓨터 속에서 온전히 부활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대답은 분명히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아직 하나의 결정적인 문제가 남았기 때문이다. 바로 생전 두뇌 속 신경세포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던 전기화학적 연결 방식 역시 그대로 재현되어야만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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