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용돌이에서 나를 꺼내는 법

급류ㅡ정대건 장편소설 < 1부> 중

by 봄날의꽃잎


큰아들이 작년 내 생일 선물로 『급류』를 건네주었다.

"엄마, 한번 읽어보세요. 요즘 핫한 책이래요 "


이제서야 꺼내어 차분히 읽어보았다.

이번주는 이 책을 통해 필사를 해보리라

주말동안 읽어보니 예상치 못하는 삶의 물살 속에서 잠시 숨도 고르고, 마음도 고르고, 나를 꺼내오는 마음을 찾아낼 수 있었다.


“너 소용돌이에 빠지면 어떻게 해야 하는 줄 알아?”

“수면에서 나오려 하지 말고, 숨 참고 밑바닥까지 잠수해서 빠져나와야 돼.”


정대건의 소설 『급류』 속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나는 잠시 멈춰 서서 마음속에서 몇 번이고 되뇌었다.

삶은 종종 우리를 소용돌이로 밀어 넣는다.

예고 없는 상실, 관계속의 균열, 끝이 보이지 않는 고단함,

그리고 나 자신조차 버거운 어떤 날들.

그럴 땐 우리는 본능적으로 버둥거린다.

발을 구르고, 숨을 헐떡이며, 어떻게든 물 밖으로 고개를 내밀려고 애쓴다.


하지만 『급류』는 뜻밖의 말을 건넨다.

잠시 숨을 참고, 밑바닥까지 잠수하라고.

그곳에서 빠져나올 길이 열린다고.


나에게도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

주변에서 보이는 진짜 마음과 가짜 마음 사이에서

혼란이 찾아왔던 시간들.

진짜라고 믿었던 마음은 결국 가짜였고,

가짜라고 생각했던 마음이 생각지도 않게 진짜였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나는 한동안 마음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 있었다.


애써 해결하려 발버둥칠수록 더 엉키던 관계,

붙잡으려 애쓸수록 멀어지던 사람,

견디려고 할수록 부서지던 나 자신.

결국 나를 꺼내준 건

조용히 멈춰 서서 숨을 고르고,

천천히 마음의 밑바닥까지 내려가 보았던 시간들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버텨야만 보이는 것들을 만났다.

가장 단순한 내 마음, 가장 중요한 내 바람,

그리고 내가 너무 오래 외면하고 있던 내 속마음.

소설 속 한 문장이 나에게 말했다.

잠깐 멈춰도 괜찮다고.

지금 이 소용돌이에서 곧장 벗어나지 못해도 괜찮다고.

숨을 고르고, 밑바닥까지 다녀오면

다시 떠오를 수 있는 힘이 생길 거라고.


오늘의 나는, 그 말을 믿어보려 한다.

진짜와 가짜의 헷갈림 속에서,

결국 나에게로 돌아오는 길을

다시 찾아보려 한다.

급류 속에서 몸을 맡기고, 발을 구르는 대신

잠시 숨을 고르며 마음의 깊은 곳으로 잠수해본다.

언젠가 다시 떠오를 나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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