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나는 내향적이지만 생각보다 솔직한 사람이다.
좋으면 좋다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편이다.
겉으로는 웃고 있어도 마음이 불편하면 표정에 다 드러난다.
그게 나다. 꾸밈없이 말하고, 진심으로 대하고, 돌려 말하는 게 오히려 불편하다.
그런데 이상하다.
나이가 들수록 그 솔직함이 조금씩 부담이 되어간다.
진심을 담은 말인데, 돌아오는 반응이 차가울 때면
“내가 너무 직설적이었나?” “그냥 참을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한 번은 동료와 점심을 먹으며 말했다.
“요즘 표정이 많이 피곤해 보여, 괜찮아?”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나 요즘 잘 지내는데? 왜 그렇게 보였어?”
그때 느꼈다.
걱정으로 꺼낸 말이 상대에게는 ‘지적’처럼 들릴 수도 있다는 걸.
그 순간, 내 진심이 갑자기 낯설어졌다.
또 한 번은 친구에게 무심코 말했다.
“너 요즘 예민한 것 같아.”
그땐 단지 위로하고 싶었다.
하지만 친구는 조용히 미소만 지었다.
며칠 뒤, 톡이 왔다.
“네가 그런 말 할 줄 몰랐어.”
그 말을 읽는 순간,
가슴 한쪽이 서늘하게 식었다.
말을 후회하기보다, 진심이 상처가 되었다는 사실이 아팠다.
그 뒤로는 말을 건네기 전, 잠시 마음을 가다듬는다.
“이 말을 지금 해도 괜찮을까?”
“이 말이 위로로 닿을까, 무게로 닿을까?”
예전 같으면 바로 뱉었을 말들을 이제는 잠시 품는다.
진심이 다정해지기까지는
한 박자의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여전히 솔직한 사람이다.
하지만 예전처럼 마구 피어오르는 꽃이 아니라,
조심스레 피어나는 꽃이 되고 싶다.
때로는 침묵이 더 큰 다정이 될 때가 있고,
돌려 말하는 것이 오히려 상대의 마음을 덜 아프게 한다는 걸 배워가고 있다.
솔직함은 분명 나의 힘이다.
그러나 그 힘을 부드럽게 다루지 않으면,
가장 먼저 다치는 건 언제나 나 자신이었다.
그래서 요즘은 솔직하되, 조심스럽게 향기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 말이 누군가에게 가시가 아니라,
하루를 버텨내는 작은 꽃잎으로 남기를 바라면서.
오늘의 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