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필사
“괜찮아지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오늘은 그냥, 여기까지면 된다.
이만하면 충분하다.”
— 김신지, 『제철 행복』
하루를 살아내다보면
왜인지 모르게 마음 한편이 헝클어져 있다.
잘한 일은 잘 떠오르지 않고
하지 못한 일,
조금 아쉬웠던 장면들만
머릿속에서 자꾸 되감기처럼 돌아간다.
그때마다 나는 나에게 묻는다.
왜 그때 그렇게 말했을까.
왜 조금 더 여유롭지 못했을까.
왜 늘 이 정도밖에 못하는 걸까.
오늘 필사문장이
유난히 오래 눈에 머물렀다.
괜찮아지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나도 모르게 숨이 조금 느려졌다.
나는 늘 괜찮아지기 위해 애쓰고 있었고,
더 나은 사람이 되지 않으면
오늘 하루는 의미 없다고
스스로를 몰아세우고 있었다는 걸
그제야 알게 되었다.
오늘은 그냥, 여기까지면 된다.
이 문장을 따라 적으며
나는 처음으로
‘여기까지 온 나’를 바라보게 되었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하루를 빠져나오지 않고
끝까지 견뎌낸 나를.
누군가는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오늘의 나는 이만큼도 꽤 애쓴다.
그래서 오늘은
괜찮아지려고 애쓰는 대신
이 문장을 내 마음에 놓아두기로 했다.
고치지 않아도 되는 하루,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나로
오늘을 지내보기로 했다.
반복되는 쳇바퀴마냥
나를 돌아보고 다독이고
필사 한문장이 나에게 늘 힘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