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필사
티끌모아 태산이랬고
소복모아 행복이랬어요.
소복소복이란 말,
꼭 작은복이 쌓여서
반드시 행복해 질것 같다
그런뜻 같지 않아요?
ㅡ드라마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ㅡ
한때는
행복이 커야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확실한 성취, 눈에 보이는 결과,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있는 이유가 있어야
행복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하루하루를
열심히만 살았다.
돌아보니
그 시간들은 태산처럼 컸고,
어깨 위에 얹힌 책임도
쉽게 내려놓을 수 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기억에 남는 건
큰 사건들이 아니라
소복소복 쌓였던 날들이었다.
아무 일 없던 하루,
무사히 끝난 하루,
특별하지 않아서
기록조차 하지 않았던 날들.
소복소복이라는 말이
그래서 더 마음에 남는다.
작다는 뜻이 아니라
조용히 쌓인다는 뜻,
눈에 띄지 않지만
어느새 마음을 덮고 있는 상태.
행복도 그런 게 아닐까.
한 번에 확 와 닿는 게 아니라
하루, 하루
티 나지 않게 쌓이다가
어느 순간
“아, 나 괜찮게 살아왔구나”
하고 알아차리게 되는 것.
요즘은
그 소복소복한 날들이
괜히 더 고맙다.
버텨낸 날도,
아무 일 없던 날도
모두 겹겹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을 테니까.
소복소복이라는 말은
나에게
행복을 재촉하지 말라는 말처럼 들린다.
이미 충분히 쌓이고 있으니
조급해하지 말고
오늘 하루도
그 위에 살짝 얹기만 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