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필사
“단점을 보는 건 본능이고,
장점을 보는 건 재능이다.”
— 소노 아야코, 『약간의 거리를 둔다』
현장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단점은 정말 쉽게 보인다.
아이의 행동 하나,
교사의 말 한마디,
부모의 요청 하나에도
문제부터 먼저 떠오른다.
그건 애써 배우지 않아도 되는 본능에 가깝다.
피곤할수록,
여유가 없을수록
단점은 더 또렷해진다.
하지만 장점은 다르다.
의식적으로 보려 하지 않으면
쉽게 지나쳐 버린다.
같은 장면을 보고도
무엇을 먼저 보느냐에 따라
사람의 모습은 전혀 다르게 읽힌다.
그래서 이 문장이
오늘은 더 오래 마음에 남았다.
장점을 보는 건 재능이다.
현장에서의 재능은
결국 사람을 보는 눈에서 드러난다.
완벽함을 찾는 눈이 아니라
가능성을 알아보는 눈,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걸
먼저 믿어주는 시선.
교육을 오래 하며
나는 점점
‘잘한다’는 말보다
‘괜찮다’는 말을 더 자주 건네게 되었다.
그 말 한마디가
아이의 등을 곧게 펴고,
교사의 하루를 조금 덜 무겁게 만든다는 걸
수없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장점을 본다는 건
그 사람에게
“나는 너를 믿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일이다.
그 믿음은 생각보다 오래 남고,
설명보다 깊이 스며든다.
오늘은 본능보다 재능을 선택해본다.
단점 대신 장점을,
평가 대신 가능성을,
서두른 판단 대신
조금 더 오래 바라보는 눈을.
그 선택 하나가
관계도, 교육도
조금은 더 따뜻하게 만든다는 걸
나는 현장에서 배워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