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단 하루
" 단 하루, 언제로 돌아가고 싶니?"
흔히 신이라 일컫는 그가 내게 물었다. 단잠에 빠진 새하얀 너를 보며 잠시나마 상상을 그려본다. 죽음을 앞둔 내게 신이 하루라는 선물을 준 이야기. 누군가 사랑하면 눈꺼풀이 보인다던데 한 올 한 올 내려앉은 선부터 보인다.
단 하루를 선택할 수 있다면 지금, 이 순간을 선물 받고 싶다. 곤히 자는 너와 옆을 지키는 이 순간을 말이다. 두 줄기 눈물이 흘러 뿌옇게 보인다. 너를 품으며 산후우울증은 오지 않을 거라 자부했다.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어."
남편에게 일부러 과장되게 말했다. 그래야 나의 마음을 크게 받아들여 줄 것 같아서.
아이가 생긴 삶은 이전과는 전혀 달랐다. 그림처럼 반복된 패턴 질린다. 쉼을 나누려 만들었던 집은 우울함을 가두는 공간이 되었다. 가만히 내버려 두면 잠식해 버릴 것 같은 짙어진 우울. 그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는 좋아하는 것을 찾는다. 아무도 보여주지 않는 글을 끄적인다. 울음으로부터 도망치던 수단이라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난 처음부터 조용한 것을 좋아했을지 모른다. 이 모든 것들도, 네가 아니었다면 몰랐을 일일지도. 고요 속에서 잠든 아기를 무한히 바라본다. 너로 인해 생겼던 내 우울은 너로 인해 해방된다. 아기 너의 존재는 나에게 참 *경이롭다.
먼 훗날, 신이 다시 내게 와 물었다.
"어떤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니?"
"아이를 낳아 기르던 그 순간이요.”
*경이롭다 : 놀랍고 신기한 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