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여자가 용접을 배웠어요?

300KG 중량물에 깔려도 나는 계속 용접을 한다.

by 충청도용접사

갑자기 일어난 사고였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순간이었지만 예고된 그런 사고.


그날 나는 지게차 옆에 있었고, 지게차 위의 중량물은 무게중심을 잃었고, 나는 순간반응으로 쓰러지는

중량물을 향해 손을 뻗었지만 속수무책으로 무너져버렸다. 내 손에 닿았지만 나를 눌러버리던 그것은 살면서 느낀 공포 중 최고였다.


‘옆에 있으면 안 됐다 손을 뻗으면 안 됐다. 피했어야 했다.’ 이건 내 탓이다. 하지만 ‘피하라는 경고는 없었다. 중량물 이동안전수칙에 어긋났다. 지게차 운전원은 지게차 면허가 없었다’


이렇게 되면 누구의 탓일까?


나는 용접사다. 이 판에서 100명 중 1명도 보기 어렵다는 귀하디 귀한 여성 용접사다.


내가 글을 쓰려는 이유는 세 가지이다.


첫째. 나를 기록하기 위해서. 그리고 이 판에서 일어나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공유하고 싶다.


둘째. 제발! 걱정만 앞세우지 말고 도전했으면 한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아니!! 해봐야 알 거 아냐..!!


마지막 셋째. 부디, 이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용기를 얻길 바라고 지독한 현실에 힘듦이 있는 사람들에겐 희망이 되길 바란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