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가장 잘 아는 건 부모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20대 때에도 아버지가 이야기한 적이 있다.
“너 기술 배울 생각은 없니? 용접 같은 건 여자도 괜찮아~“
그땐 “아우 뭔 소리야 아빠. 됐어” 하며 정색을 했는데
아마도 아버지는 미래를 내다본 게 아닐까...?
내가 용접을 배우게 됐다는 사실을 주변 사람에게 알렸을 때 공통적으로 들은 말이 있다.
“너..! 결국엔 그걸 배우러 갔구나!!”
그렇다. 나는 입버릇처럼 주변사람들에게 “기회 되면 꼭 기술 배울 거야. 용접 배워서 캐나다 가서 살 거야. 언제까지 회사생활 할 수 있을 거 같아? 기술이 최고야!”
때 마침, 나에게 남는 건 시간이었고
없는 건 돈과 자신감이었다.
자신감.
사업 말아먹고 그 딴 게 있을 리가..?
‘하.. 내가 할 수 있을까? 위험하지 않을까.? 포기하면 어쩌지? 적성에 안 맞으면 어떡하지? ’
시작도 하기 전 나를 막아서는 스스로를 향한 질문들.
이걸 깨부수는 게 가장 급선무였다.
‘뭐든, 지금보다 나빠질 일은 없어. 해보고 아니면 말지 뭐. 괜찮아. 해보고 결정하자! 눈 딱 감고 해 보고..!! 아니다 싶으면 바로 집에 오는 거야!!‘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는 어느새 작업복에 안전화를 신고 그라인더를 잡고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