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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im Apr 27. 2023

마음의 분리수거

귀차니즘을 벗는방법

매주 수요일과화요일은 동네 쓰레기차가 쓰레기와 재활용 용품을 가져가는 날이다

미국은 하수구에 물받이가 있지를 않아 화장실 청소를 할라치면 고무장갑으로 변기 안까지 닦아내고 물로 헹구면

될 일을. 하수구가 없는 관계로 치킨타월로 변기의자를 닦고 다시 물걸레질을 하는 이중으로 청소를 해야 야한

만큼 번거로운 수고를 필요로 한다. 남편과 결혼 후 한국에 잠깐 나가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오산에

산적이 있다. 아파트 분리수거 날짜에 경비아저씨들이 커다란 봉투의 분리수거용품을 정리하는걸 나도 돕고 주민들이 나와서

돕고 했던 경험이 있어서 미국으로 돌아와서도 난 꾸준히 분리수거를 했다. 조금은 귀찮고 번거로울 수도 있는 일이지만

나만 살 지구도 아니고 내 사랑하는 미지의 손자손녀들이 살아갈 지구를 덜 오염시켜 주고픈 작은 사랑의 실천이라 생각하면

그 작은 귀차니즘도 번거로움도 나에게는 그다지 힘들게 생각되지 않았던 거다


가장 큰 문제는 음식에서 나오는 쓰레기 한국처럼 시장이 있는 곳도 아니고. 커다란 grocery그로서리한국으로 하면

이마트나 코스코 같은 큰 마트들만이 있는 미국이라 모든 용품들이  봉지로 판매를 하다 보니 양파나 감자 같은 야채들은

빨리 먹지 않으면 싹이 나오 길  일쑤고 감자는 껍질 안이 녹색으로 독기를 품기가 다반사라 음식저장이 신경을 쓰지

않으면 버려지는 쓰레기양이 감당 못한 수준이 돼버리기에  장을 보러 갈 때마다 되도록이면 작은 봉지 물건들을 사려

하고 시간계산을 해서 일주일이 식단만큼 야채를 사는 게 습관이 되어버렸다


일주일식단을 계산해 놓는 건 다이어트도 다이어트지만 남편이 혈압이 높아 되도록이면 야채로 식단을

꾸리려 하고 저염식으로 음식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 그날그날 음식을 무엇을 만들지 생각하는 것도

스트레스라 매주 일요일 작은 보드에 일주일 식단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일과가 돼버렸다

혹여 식단을 만들지 못하는 일이 생길라치면 폰 달력을 이용해 적어놓고 들여다보곤 한다


우리 집은 분리용 쓰레기통과 쓰레기를 버리는 쓰레기통이 두 개다. 택배를 받는 날에는

택배에 붙은 개인정보스티커를 때내고 박스를 분리하고 모아두는 것 또한 잊지 않고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첨이사를 했던 당시만 해도 미국은 분리수거(recycle)라는 시스템이 없었다

쓰레기와 분리수거용품들 음식물쓰레기까지 한 통에 다 버리는 그런 시스템이었는데 조금 지나지 않아

어느 날 우리 집과 동네에 분리수거용 쓰레기통이 집집마다 배달되었고 지연스럽게 사람들은 분리수거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에게는 익숙했던 일이지만 동네 주민들은 영어로 불편함을 토로하기도 했던 걸 기억한다


내 남편도 처음 깡통과 병은 이쪽에 쓰레기는 저기 버리라는 내 말에 습관적으로 한 쓰레기통이 버리던

것이 이제는 익숙하게 빈병과 깡통은 뚜껑 없는 쓰리기통 나머지는  뚜껑이 있는 쓰레기통이 버리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우리 집을 방문한 시댁어른들도 마찬가지로 두 쓰레기통의 다름은 어색해하지 않고 따라와

주셨다. 문제는 음식물 기름 뜨겁기도 뜨겁지만 하수에 버리면 정화조뿐만 아니라 자연이 오염되는

음식조리용 기름을 어찌 처리할지가  그 고민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지만 난 플라스틱통에

따로 기름을 모아 남편에게 버리라는 걸로 결론짓고 생활하고 있다


한국이 좁고 작은 나라라는 단점이 존재하지만 여러 가지 면을 볼 때 결코 다른 나라이 뒤지지 않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건 강점이리라 특히나 쓰레기를 활용한 일들은 지구 생태계가 시시각각 파괴되고 있고

일 년에 여의도에 40배에 달하는 쓰레기가 나오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너무도 잘 만든 시스템이라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한국에만 사는 사람들은 모르는 생활 속 강점도 몇 걸음만 걸어가면 신선한 생선과육류를 살 수 있고. 야채들은 물론이려니와

즐비한 식당들, 온갖 먹거리들이 집집마다 배달된다는 건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거지만 한국인인 우리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가 우리가 얼마나 잘되어 있는 시스템 천국애서 살고 있는지는 외국 출장을 자주 다니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씩 느꼈을 거다. 한국 같았으면 지금 나에게 고민이 되는 기름은 비누로 활용될 대지만. 여기의 시스템과 생활방식이 우리나라와는

너무도 다르기에 고민 아닌 고민을 하는 거다.


자기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특히 외국이 살고 있는 교포들은 더욱 그러하리라 먹고 자란 음식에 대한 그리움

살림을 하는 주부들은 한 끼 식사라도 주방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지는 주부들만이 아는 것 식구들의 건강만 책임지고

있는 것 같지만 주부들의 손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지구전체의 공기를 책임질 수도 있을 일을 하고 있는 대단한 직업이라는 거

쓰레기 분리수거가 작은 일이고 보잘것없는 일이라 어디 내세울 수도 없지만 보람이 없는 건 아닐 거라 남들은 알아주지 않는 일이라고

보람이 없는 건 아닐 데니 내 후대에 살아갈 이들이  저 밝은 햇빛을 지금처럼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된 거 아닐는지

하찮은 일이라도 그 쓰임을 생각하고 좀 더 나은 일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가진다면  귀찮다고 하찮다고 생각되지 않을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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