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인건 같은 살아있는
휭 한 창 밖 옷 벗은 나무 곁
말라버린 듯 겨울은 나서고
봄의 손짓인 양 한껏 움츠린 나무
마른땅 위에 한 방울씩
봄을 부르는. 빗방울이 내려앉는다
무심한 듯 툭 무심한 듯 톡
보도블록 위 떨어지며 적셔지고
창끝 너무 흰 연기 모락 피어오르며
마지막 추위를 밀쳐내고 있다
산책 나온 강아지 목줄에 빠른 걸음 재촉하고
한 방울 두 방울 어깨 위로 떨어지는 빗 속을
촉촉한 걸음으로 향하는 내 이웃이
나를 향한 미소인지, 봄을 향한 미소인지
흘리는 듯 놓고 사라져 간다
이 번 봄에는 왠지 설렘이 묻어올 것 같다
그리고 또 마당에 노란 꽃도 펴놓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