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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im Mar 18. 2024

시작은…



동생에게 카톡이 왔다. 동생은 조지아주(Augusta) 어거스타라는 우리 집에서는 한 8시간 반 정도를

운전해 가야 하는, 서울과 부산 왕복 거리보다 좀 먼 동네에 살고 있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크기를 생각해 보면 8시간은 그다지 먼 거리라 할 수 없으나 우리나라로 생각하면 서울과 부산왕복의

거리니 가깝다고도 할 수 없다. 매년 4월 PGA골프가 열리는 곳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도시.



동생이 이사한 지 2년!!! 독일로 가기 전에 재부가 그곳에 근무한 적이 있어서   익숙한 도시이기도 하고  아이들 장래를 생각할 때

아무연고도 없는  낮선 도시로  이사를 가기보다는 살아봤었고 이것저것 편의시설, 장보기, 생활환경. 삶의 수준등을

  다 고려해 봤을 때 어거스타가 제일 안성맞춤이었기에 그곳으로 이주를 한 것이다. 조금설명을 붙이자면. 동생남편은. 정부기관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원하는 곳으로 이주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리고  해외에서 근무도 할 수 있다. 어거스타로 이주하기 전 동생네는 독일에  잠시 살았었다

그리고 독일에서 들어와서는 우리 집에 잠시 머물기도 했었다


동생은 이미 그 동네에 아줌마들 사이에 유명인사가 되어 노래를 가르친다

어릴 때부터  가수가 돼도 될만한 노래실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집안사정으로 , 연예인이 된다는 건

생각할 수도 없었기에 그저 정해진 수순처럼 삶에 순응하며 살았던 동생이었다

그러나 사람은 가지고 있었던 꿈을 잠시 미룰 수는 있어도 꿈을 지울 수는 없는 건지  우연히  동네아줌마들과 노래방기계로

불러줬던 노래가 아줌마들 사이에 극찬이 이어지고 이젠 노래교실까지 하고 있게 된 것이다

이십 대에 동생은. 부산에 가요제에서 입상도 했을 만큼 실력이 있었다

가진 재능이  있다고 다 재능을 펼치며 살 수 없는 게 우리 현실이고 보면 주부로써 엄마로서의  삶을 선택한 동생이

아줌마들을 가르치며 본인의 행복지수를 늘리고 재능을 살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 듯 보였다


언니 요새도 글 써??”

나에게  무심히 툭 던지는 동생의 말에 나는

“그냥 글 쩍 거리 기는 하지 왜????

“나 요새 피아노 배워!!”

무슨 피아노“웬 피아노”

동생은 겸언쩍은 웃음을 지으며

“나 피아노 배워서 작곡 좀 해보려고~~”“

“”피아노배운지 좀됐어, 세종이가 영상작업하잖아 나중에 내가 쓴 곡으로 ost 만들어주려고 “

“”헐 대박!! 그 정도로 피아노를 잘 치는 거야??

나의 물음에 동생은

“아니 아직 근데 작곡이 그렇게 어려운 거 같지는 않아”


얼굴이 붉그레 상기되며 뭔가 꿈에 부픈듯한 동생을 보고 있자니

동생 머리 위로 꿈이라는 무지개다리가 드리워져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언니 예전에  공책에 노래 가사 써 놓은 것 좀 있지 않아?? 작사 좀 많이

했었잖아 왜  ~~~ 요샌. 글 안 써??? 언니 글 잘 쓰는데 언니도 그런 쪽으로 좀 해봐~~~


“그게 언제 적이 야기인데.. 쓰긴 쓰는데 가끔이지 어디 가사 써놓은 게  있기는 있을걸~~


그렇게 동생과 나의 통화가 끝나고 한참이나. 전화기 너머에 동생이 무심이 던진 말 한마디에

내 머릿속은 온통 벌집이 되었다

잊고 살았었다. 내가 무얼 하고 싶었었는지 내가 원하고 하고 싶었던 건 무엇인지…..


나의 브런치 입문은 동생이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말로  시작되었던 거다

두서도 없고 정리되지도 않고  때론  글을 쓰기는 하지만 밖으로 꺼내기엔 많이 부족한

글들이 있기도 하나 오늘 이글이 누군가가 아닌 나를 되짚어보는   한 줄에 글이 된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을 다잡아가며, 일기처럼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의미로  부여해 주기도 하고, 학창 시절 못다 이룬  꿈을. 이제라도 시작했다는 뿌듯함으로도

브런치입문은 나에게는  의미가 되는 거였다


내가 유명인은 아니지만 소소하고 작은 일상. 나만의 시간이 글로 승화되고

일기처럼   적히며 글로 탄생해  어떤 이에게는 “위로“라는 따스함으로

어떤 이에게는 그저 “공감”이라는.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순간으로. 어떤 이에게는  같은 시대를 살아온 사람의

“발자취”로  같이 나누어진다면  나의 소망이었던 “작가의 꿈을”이룬 게 아닐까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된다는  진리

지나치면 아무 일도 아닐 일들을  글로 적고 글 위에 내 생각과

마음을 입히고  글을 내 안에서 세상으로 꺼내 놓고 나면  그저 평범했던 나의 삶 일지라도

누군가에게   내 마음 한 자락 내어 주는.. 그저 평범한 일들로  다른 이들에게는  숨 가쁜 일상에

마음 한 자락 내려놓고 쉬어가게 할 수 있는  쉼터가 되어줄 수도  잠시 멈춰 서서  차 한잔 들고

가벼이 미소 짓게 할 수 있다면  내 작은 꿈은  반은 넘긴 시작이 된 것이라는 걸  스스로 믿어본다



ps: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들을 발행하며 라이킷 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들을 올리려 했었지만 어찌 말을. 써야 할는지 어렵더군요  오늘글의 마침표로

감사하다는 말을 달아보네요. 모두 글 쓰시며 행복해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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