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rim Mar 20. 2024

김치애국

같은  요리를 다른 사람이하면 손맛이라는 게 가미가 되기에 각자의 입맛과 취향이  첨가되어

맛이 각각이다. 참 신기하게도 우리나라 대표 음식인 김치가 특히 그러하다. 전라도는 전라도식으로 충청도는 충청도식으로

제주는 제주식으로 각 도마다 그 도시에 많이 나는 특산물이 더해지며 , 젓갈이 다르게 들어간다거나 야채가 추가되어

확연히 맛이 차이 난다는 건 우리나라사람들이면 다 아는 사실이다


우리 남편은 미국정부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회사엔 미국인부터 각기 피부가 다른 사람들이

다양하게 근무를  하는데 가끔 수요일이나 목요일에는 회사에서 출장을 가거나 혹은 다른 곳으로

이주를 하는 군인들에게 우리나라로. 하면 쫑파티를 해주곤 하기에 몇 번 남편손에 불고기와 김밥 만두 등을 들려

보내거나 잡채를 만들어 보내기도 했다.

한국의 위상이 달라지긴 한 건지 이제는 미국인들 사이에 한국열풍은 우리가 상상했던 그 이상으로 음식문화도

많이 전파되어 우리가 즐겨 먹는 파김치나 오이지 등도 가끔 남편친구들이  내가 김치 담그는 소식을 들으면 병들을

보내온다. 첨엔 두어 번 병으로 달라고 해서 주었더니 어느 날은  친구와이프분이 필리핀여자분인데

나에게 김치 담그는 법을 배워보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다.

회사에 근무하는 친구 대부분이 남편과는 군인 초기에 만났던 친구들이라 남편에게는 보통이 20년에서 30년

지기 친구들, 딱 잘라 한번에 거절하기에는 좀 미안한 것 같아서  친구모임이 있는 날 부인들도 같이 참석을 한다기에

나 또한 평상시에는 하지 않는 화장을 하고 모임에 참석했다


스물너댓 명이 모이는 모임이라 나는 나름은 혹시 내 김치발음을 그들이 알아는 들을까 걱정을 하며 참석했는데

마당에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이 나에게 우루룩 몰리며 만나고 싶었다 악수를 청하거나. 안아주는 환영을 받았다

이 무슨 시추에이션!,, 나를 왜 만나고 싶어 했을까??? 생각이 들자마자  태미라는 미국 여성이 내게 다가오며

나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내가 남편손에 매일 들려 보내는 도시락이 너무 맛이게 보이더라며 자신에게도

요리를 알려달라 했다.

그녀가 알고 싶은 건  김치 담그는 법과 오이무침이었다

미국에서 한국레스토랑에 가면  빼놓지 않고 나오는 오이무침과 배추김치 담그는 법을 그녀는 너무 배우고 싶다며

내가 다음에 언제 김치를 만들 거냐며.  날짜를 물어왔다.

그녀와 김치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내 주위로. 사람들이 모이더니 잡채는 어찌 만드는 건지 만두는 무슨 기름으로 튀긴 건지

질문공세가 쏟아졌다. 그러자 남편이 곁으로 와서  

“I will discuss with my wife in a few days and give a cooking class at my house.”

내가 우리 와이프 하고 의논해서 며칠 후에 우리 집에서 요리강습을 해준다라고 친구들에게 말을 했다

사람들은”that’s good idea”라며 엄청들 좋아하며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기대가 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렇게 딱 일주일이 흐르고 남편이 쉬는 금요일 남편은 친구들을 초대했다

손에 쿠키와 파이 꽃 디저트등을 들고 열대여섯 명의 친구들과 와이프들이 왔고 난 아직 냉장고에 김치가 많이

남아있었지만 그렇게도 배우고 싶어 하는 그들에게  나의 김치 담그는 법을 알려주었다

미리 김치를 반으로 자르고 절이는 과정과 소금으로 밑간을 하는 과정은 남편폰으로 동영상을 찍어 친구들에게

단체 페이스북 톡방으로 올려주고 미리 절구어 놓은 김치를 씻어 친구들이 오기 전에 소쿠리에 올려 물 빼는 과정까지도

모두 톡방으로 공유를 해주었고, 난 엄마가 전라도 분이어서 전라도식 김치를 담그지만 미국이라는 특수환경상!! 내가 좋아하는 젓갈을

다 구할 수는 없기에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멸치액젓과 참치액젓 새우젓을 넣고 김치를 담그기 수업을 준비해 두었다

내가 집에서 담그는 김치는 보통은 눈대중으로 보고 젓갈을 추가하거나 간을 더하지만 미국인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는 어떤 젓갈을 쓰고

젓갈과 더불어 마늘은 어찌 갈아내는지. 생강손질하는 법 등 , 김치를 담그기 위해 부수적으로 알아야 할 일들도 꼼꼼히 체크하며 알려주었다

난 내가 미국인들을 상대로 김치 담그는 요리강습을 하게 되리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지만  그들이 보는 나는 대표한국인이었고

내가  그들에게 알려주는 건 나만의 김치가 아닌 우리나라 대표음식이기에 맛의 기준이 있음을 상기시켜야 했다.

김치강습이 끝나고 김치맛을 본 그들은 그렇게. 손이 많이 가는 김치 탄생의 모습과  첨에 코를 찌르던 비릿한  멸치액젓이나 새우젓이

김치에 들어가는 순간 그 맛이 배가되어 비릿한 기운보다 맛깔스러운 김치맛의 변신에 모두가 놀라워했다.


김치를 담그는 과정은 힘들고 지치는 과정이었고 생전 써보지 않은 계량컵을 써서 김치를 담갔어야 했지만

나를 따라 김치를 병에 넣고 그 맛을 음미하며”Korean kimchi i love it!! 을 연발하는 그들의 감동스러운 외침에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졌다.

내가 처음 미국에 왔던 십몇년전만 해도. 거리에서 우연히 사람들과 대화를 하게 되면

Are you Chinese? Or Japanese?라고 물었던 미국인들이 이제는

자연스럽게”Are you korean??이라고 먼저   묻는 걸 보면  우리나라가 어디 있는지도 관심조차 없던

이들에게 이제는 자연스럽게  코리안이냐는 물음이 나오고, 우리나라 김치를  배우려고 나를 찾아오니

자랑스러움에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끼게 되는 거다

그리고 난 또 이렇게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한국인에 정도 나누어주고 말이다

애국이 별개 아닌 거다. 그들이 보는 내가 한국인이고  그들이 보는 내 모습이 한국의 모습이 되는 것이기에

내가 할 수 있는 바른 행동과 선의로 대한민국국민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애국인 거다

그렇게 그들은  나를 보며 한국을 볼 것이니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나는 나를 알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