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영희 Nov 03. 2021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일상의 뒷모습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

  냉장고 문을 열고 생각이 멈췄을 때

  남편의 낡은 구두를 볼 때

  옷들이 작을 때

  음식물이 묻어 있는 옷을 볼 때

  지인을 알아보지 못할 때

  몸의 면역력이 약해져 아플 때

  돈을 썼는데 어디에 썼는지  모를 때

  내가 둔 물건을 찾을 수 없을 때

  무엇을 물었는데 생각나지 않을 때

  이 밖에도 많지만, 요약해서 열 가지만 적어 보았다.

  사람은 누구나가 슬픔과 기쁨을 반반씩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기쁨보다도 걱정이 많아지고 걱정이 겹치다 보면 우울한 마음이 되어 울컥할 때가 많다.

  젊었을 때는 70억의 인구가 지구라는 별에서 웃고 울며 함께 숨 쉬고 살아간다고 생각하며 가슴 뻐근하게 느낀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점 하나가 나라는 것도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탄력과 긴장감은 사라지고 기억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잠 못 드는 밤도 더러 있었다.

  가진 게 많고 해 놓은 게 많다면 좀 더 나았을까?

  내가 나에게 질문하지만 흔쾌한 대답은 없다.

  생각의 차이가 다 다르기 때문에 어떠한 것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잣대에 린 것 같다.

  삶이란 견디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왠지 기쁨은 잠시고

슬픔은 오래가는 것 같았다. 아니 같이 사는 것 같았다.

  누군가가 나무같이 살라고 했다. 제 벌어 제 먹고 남은 밑동까지  다 내어주는 나무. 남의 것 탐하지 않음에 근심과 걱정이 없다는 말을 새길 때가 종종 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보이는 것은 물질보다는 사람. 자연. 꽃. 생명이 보인다. 그래서 남편보다는 곁에 좋은 친구 한 두 명 있으면

살아가는 그늘이 된다고 했다.

  말해줄 수 있는 것은 가끔은 아픔의 보따리를

어느 햇살 좋은 날 친구에게 풀어놓으면 슬픔은 사라지고 따스함이 깃든다는 것은 알고 있다.

  좋은 친구는 늘 긍정적인 생각으로 아픔을 치유하기 때문이다. 비타민 같은 존재. 나는 누구에게 비타민 같은

존재가 되고 있나 창문을 열고 허공에 묻는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꽃 원피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