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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Feb 29. 2024

내 얼굴이 들어간 케이크

나의 생일

(옆에는 내가 키우는 반려견 깜복이)



나의 생일은 며칠 전부터 TV에서 알려준다.

정월대보름

누군가에게 알려주면

잊지 않고 다음 해에 축하 메시지가 들어온다.

올해도 어김없이 가까운 동생과 지인이

생일잔치를 해 주겠노라며 연락이 왔다.

오전 11시가 되자 내가 사는 곳까지

잠실에 사는 동생이 나를 데리러  왔다.

나는 반려견 깜복이와 함께 차에 올라타고

30분 정도 간 곳은 남자 친구의 집이었다.

남자 친구는 야외 캠핑장을 하고 있어서

그곳에서 고기를 구워 먹기로

되어 있었다.

생각보다 날씨는 춥지 않았고

숯불에 구워지는 고기 냄새가

나의 허기를 달래주고 있었다.

조금 후에 차려진 상에는

초밥. 양념게장. 찰밥. 나물. 떡. 호박식혜등이

푸짐하게 차려져 있었다.

그리고 가져온 케이크에는

나와 반려견 깜복이가 아름답게

그려져 있었는데 나는 이런 케이크를

처음 보아서인지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사진을 보여주니 그  사진 속 사람하고

똑같이 만들었다고 하니

더 정감이 가고 좋았다.

사려 깊고 센스 있는 동생이

서프라이즈라고 내 얼굴 케이크를

내미는 순간 가슴에는

커다란 보름달이 들어와 있었다.

늘 배려를 달고 사는 정 많은

다른 동생은

내가 좋아한다고 초밥과 양념게장. 떡을

한아름 가지고 왔다.

남자 친구는 여자 친구 생일이라고

고기를 구워주고

부인은 미역국과 나물 나박김치를

내놓았다.

아! 내 마음을 어디에 부려야 하나

오후의 말랑한 햇살아래.

이 많은 음식을 겹겹이 쌓아 놓고

한입씩 먹는 맛은 음식이

아니라 사랑이었다.

사랑의 온도는 얼마나 될까?

하이볼이라는 와인에 취해

생일도 대보름

내 마음도 대보름이었다

마주한 웃음 속에 덧칠되는 하루는

모두를 하나로 만들었고

우리는 가천 바베큐장에서

아름다운 풍경이 되어가고 있었다.

오후 5시가 되어 어스름이 깔리자

자리를 떴으나 몸은 오랜 시간 동안

그곳에 머물러 있었다.

올해의 생일은 기억들이 빨갛게

물들어 한 해동안 마르지 않고

내 기억의 집에서

시나브로 내 가슴을 데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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