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나무가 산 나무와
한 몸이 되어 살고 있다
산 나무가 안은 것일까
죽은 나무가 안은 것일까
죽어서도 산 나무에게 안긴다는 것은
오롯이 일생을 바쳤다는 것
꽃하나 피운 적 없는 죽은 나무는
침묵 속에 능소화를 품었다
여름을 늘려가는 꽃 속에는
새소리도 내려앉고
태양의 그림자도 들어 있다
마흔둘에 돌아가신 아버지
영혼이 하늘에 올라가지 못했다는
무당의 말에
십 년이 넘도록
빈방에 밥과 국을 차려 놓은
엄마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죽어서도 허기진 입을 채우려면
한 몸은 얼마나 무거울까
여름의 키가 자라고
사방으로 늘어진
팔월의 꽉 찬 생을 둥글게 말고 있다
녹음이 발랄해질수록
감당 못할 서러움에
꽃잎은 담장을 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