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 병
그녀는 아스팔트 위에 달리는 트럭이 되었다
세 자녀를 두고 남편이 떠난 후
우유배달과 채소장사 저녁에는 포장마차
하루의 해와 달을 다 삼킨 그녀는
칡넝쿨처럼 점점 질겨졌고
그 덩굴을 타고
판사 교사 은행원이 된 딸들
숲은 울창하지만
그녀의 그늘은 어디에도 없었다
60세가 되어
어제의 손과 오늘의 손이 달라져 있었다
떨리는 손을 붙잡으려 할수록
모든 물체는 손에서 미끄러지고
걸음마저 자꾸 옆으로 기운다
생각은 멀쩡한데
몸이 먼저 바닥으로 무너지고
관절이 어긋 날 때마다
분노는 떨림보다 더 자주 찾아왔다
텅 비어버린 잠을 채우지 못하고
파킨슨으로 굳어가는 몸
그녀는 눈을 뜬 채 점점 죽어가고 있었다
왜. 왜. 왜
답이 없는 질문들
출구도 없고 변명도 없었다
수없이 버렸던 잠이 그녀의 몸속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늘 혹사만 시켰던 몸이
그녀를 조금씩 버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