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말기 암 환자

by 송영희

39세 그녀는 말기 암 환자였다

해와 달의 빛도 서러워

얼굴의 능선이 조금씩 뒤틀려있다


길들은 언 날개를 펄럭이고

물먹은 별들이 귀를 쫑긋 세워 어두운 밤을 노래한다


문을 두드리면 두드릴수록

문은 열리지 않고

멈출 수 없는 질문은 허공 속에 대답을 남기운 채

뼈를 발라내고 있다


누군가의 손을 맞잡을 때 따뜻함을 느꼈지만

어깨까지 죽어있는 그녀

숨과 울음이 오가던 구멍에선 비명이 쏟아지고

살아 움직이던 몸이 굳어져 물체가 되어간다

아침과 저녁의 심장이 안부를 묻지만 말이 없다


잿빛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던 날

그녀는 맨드라미 같은 빨간 독을 뿜고

불꽃 속으로 사그라졌다


창가에 눈송이가

사부작사부작 다가와 조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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