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688

업무일지 25년 12월 28일 감정싸움

by 마법사

주차문제는 국토가 좁고 모여 살기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풀 수 없는 난제이다.


누가 정했는지 왜 바꾸지 않는지 이해되지 않지만

아파트 주차 구역의 허가 면적은 세대당 2대가 되지 않는다.

1대면 1대고 2대면 2 대지 1.3, 1.6 대일은 무슨 이유인가.

2집 혹은 3집에 두대라면 그걸 이해하고 감수할 수 있는 사회인가

우리는


T존에 있는 전기차 충전구역으로 차가 들어갈 수 없다며 T 존 쪽에 바짝 붙어있는

차를 빼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구체적으로는 자신이 전화를 했지만 상대방 차주가 자신은 주차구역 안에

대 놓았는데 왜 빼달라고 하는냐며 논쟁을 했다고 했다.


T존에 후진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들어가는 공간 양쪽에 차가 없어야 편안하게

들어갈 수 있다. 양쪽 날개에 차가 있다는 것은 접촉 사고의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중 주차 문화와 기가 막힌 주차실력을 가진

한국사람은 조금의 여유공간도 그냥 놔두지 않는다

중형차 2대가 넉넉한 공간에 경차한대가 들어가면

주차라인 안으로 모두 들어갈 수는 있지만 가운데 차량은 나올 때 불편하다

독일처럼 범퍼를 완충장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아니고 cctv가 만들어놓은 감시 문화가 있어 작은 스크래치도 확인하려 하는 아파트 특성상 분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나는 사고 예방 차원에서 t존에 붙어있는 경차에게 전화를 하려 했다

하지만 전기차가 t존안으로 깊이 들어가지 않은 이유를 먼저 확인해야 했다

경차가 차를 빼려면 t존의 세로방향 쪽으로 후 진한뒤

나가야 하는데 세로방향 안으로 깊이 들어가지 않고 덜 들어간 상태로 경차가 오도 가도 못하게 막아놨기 때문이었다


"경차를 빼려면 전기차가 안으로 더 들어가야 하는데

더 안 들어갔네요~"라고 말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 나는 못 빼니까 경차 앞차를 빼달라고 해서 나가라고 해 주세요"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시비조'다

"네 제가 연락해서 주의를 주겠습니다"하고

전화를 끊었다

본인이 전화해서 좋게 빼달라고 했는데 경차주가

호응을 안 해주어 관리실을 끼고 시비를 걸겠다는

의도로 읽혔다


나는 경차주에게 전화하여 이동주차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미 뒤에 전기차가 뒤를 막아 여러 번 꺾어야 하니 도외주겠다고 말하며 분위기를 살폈다

무슨 일인지 나가보겠다며 주차공간으로 와서는

기가 차다며 지금 '자기 차 나가기 힘들다고 심통 부린 거냐'라고 내게 되물었다

자신의 차는 주차라인에 들어와 있는데 잘못한 게 없다는 주장이다

나는 심통이라는 단어에 꽂혔다

적의(敵意)가 없는 단어다

'맞아요 '

이 전기차주가 예민하게 군다며 경차 차주를

편들었다

"먼저 빼달라고 전화했는데 호응을 안 해줘서 심통이 났나 봐요 "

나는 그쪽에서도 먼저 제안을 한 거라고 덧붙였다

한숨을 쉬면서도 '내가 빼는 게 맞는 일이겠죠"하며

억울하지만 감수하겠다는 표정으로

나의 동의를 구하는 말이었다

'그게 좋겠네요 제가 도와 드릴게요' 하며 요즘은 이상한 사람이 많아요 하며 더욱 긍정했다

" 참 별일 이에요"하며 운전석으로 들어간 운전자에게

너그러운 님이 이해해 달란 투로 웃으며 제가 뒤 봐드릴게요 하고 뒤로 가서 수 신호를 하고

이동주차를 시켰다


사소한 감정으로 일이 커질 수 있음을 느끼며

오늘도 말조심 표정조심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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