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688

26년 1월 13일 업무일지 운동기구

by 마법사

새해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헬스장 회원 가입을 신청했다.

새해 계획 중 가장 빠르게 실천할 수 있는 목표가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하루라도 보람되고 효과도 바로 볼 수 있다.

몸은 정직하다.

시간을 투자한 만큼 체력으로 보답한다.

중단하지 않는다면 빠른 시간에 목표한 바를 쉽게 이룰 수 있다.


헬스장에 나오기 싫은 사람들은 홈 트레이닝도 한다.

운동기구를 사서 열심히 해 보겠노라고 했겠지만

사실 집에서 운동하는 것은 쉽지 않다.


층간소음도 신경 써야 하고

본인의 주거공간이 번잡해지는 것도 감당해야 한다.


아파트에는 운동기구가 재활용품으로 제법 많이 나오는 편이다.

이사를 나갈 때가 제일 많으나 계절이 바뀔 때는 어김없이 나온다.

망가져서 못쓰는 물건이 아니라 제법 쓸만한 물건으로 나오기 때문에

오가며 눈여겨봤던 사람들이 가져가기도 한다.


당근이 일상화된 현대 사회에서

쓸만한 물건을 재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한번 가져갔다면 책임져야 한다.


아파트에서 운동기구를 재활용품에 배출할 때는

대형 폐기물 수수료를 스티커 형식으로 붙여 부착해야 한다.

스텝퍼 같은 작은 물품도 ( 운동기구로 묶이면 대형 폐기물과 같다)

시설공단에서 요청하는 금액은 10000원이다.

(사실 비싼 것 같기도 하다. 스텝퍼의 가격은 싼 것이 3~5만 원 하는데)

버리는데도 만원이라는 큰 금액을 내야 하니 좀 억울한 것 같기도 하다


재활용 담담 반장님이

금액이 부족한 운동기구를 가져가지 않았다고 주인을 찾아달라고 했다.


cctv로 확인하여 연락했더니 본인 것이 아니라고 했다.

재활용품에 있던 물건을 가져와 며칠 써보고 운동하기 싫어 다시 버렸다는 내용이다.


본인 책임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행정규정은 그리 녹녹지 않다

재활용장에 적치된 순간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지자체

관리 대상물이 된다는 것이다

무단반출 금지 조항 위반이 되고

기존 폐기물 복원이 아니라 새로운 폐기물 배출로 취급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수료 납부의 책임이 있다


내 것도 아닌데 무슨 책임이냐가 다시 되돌아오는 것이다

남의 것을 왜 가져갔냐는 물음이 되돌아온다


아파트 재활용장의 규정이 머 그리 빡빡하냐고 불만일 수도

있겠으나 공동체 생활이라는 게 따지기 시작하면 개인에게

한없이 가혹하다


물론 나는 공무원도 아니고 관리실이 지자체도 아니니

저리 딱딱하게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은 일맥상통한다


계엄령을 발동한 대통령에게 사형의 구형이 내려졌다

다친 사람도 없는데 그리 심한 구형이냐고 반문할 수 있겠다

하지만 높은 자유에는 그만큼 높은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모두가 아는 기회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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