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688

26년 1월 15일 파파라치

by 마법사

오전 내내 민원인과 전화에 시달렸다.


전기차 전용구역에 주차를 한 민원인이 시청으로부터 과태료 처분을

받아 억울하다는 것이다.


전기차 충전설비가 들어서면서 전기차 충전구역이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주차구역을 줄여버렸다

입대위에서는 할당된 주차구역을 겸용으로 사용하자는 의견을 내어

일반차량도 겸용주차구역에 주차를 할 수 있게 규정을 바꾸어 놓았다.


하지만 지속되는 충전구역 부족에 대한 민원으로 지난달 겸용구역을

전용구역으로 바꾸는 작업을 했다.


전용구역으로 바뀐 내용을 아파트 게시판과 엘리베이터 게시판에 부착하고

전용구역 현수막을 벽면에 붙여 홍보했지만

민원인은 정보를 습득하지 못했다며 관리실을 문책했다.


민원인은 2층에 살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타지 않아 게시판을 보지 않고

며칠에 한번 집에 오기 때문에 1층 출입문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차가 후진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벽에 붙인 현수막도 볼 수 없었다고 했다.


10만 원이라는 과태료가 작은 돈도 아니고 갑자기 날아든 과거의 잘못을

부정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일이 터지기 전에 전조는 있었다

관리실로 몇 번의 전화가 와서 전용구역에 일반차량이 주차되어 있으니 신고하기 전에 관리실에서 계도를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하지만 관리실의 경고는 잘 먹히지 않는다

내부의 경고는 무시하기 마련이다


외부의 충격이 가해져야 움직이는 것은

우주의 법칙이다


파파라치의 등장으로 움직임은 시작됐으나

그 반작용을 관리실에서 모두 받아줘야 하니

당분간 전화받기가 두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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