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1월 17일 익명성
아파트는 익명성과 공공성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공간이다
익명성의 혜택을 누리고 싶어 입주하는 사람에게 공공성을 강요하는 관리실의 제재가 싫을 수 있다
관리실의 제제도 그들의 익명성을 지켜줘야 하기에
언제나 눈치를 본다
개인정보 보호가 그 대표적이다
함부로 누가 어디에 사는지 이름이 뭔지
전화번호를 가르쳐주지 않는다
아이러닉 하게도
자동차에 개인 핸드폰 번호를 올려놓는 사람들이
95%가 넘고 있지만 그 정보가 남에게 알려지지 않기를 희망한다
아침 7시 승강기에 담배냄새가 나니 금연방송을 해달라는
민원이 있었다
누군가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집에 들어가는 길에
엘베에 남겨진 모양이다
개인소유의 공간에서 피우는 담배 냄새가
이웃집으로 퍼져가는 것을 비난하는 문화는 이미
성숙단계에 이르렀고 흡연자들은 이제 자신의 공간에서도 공공성을 위해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워야 하는 일은 그리 수고스러운 일도 아닌 것이 됐다
개인의 건강권을 위해 간접흡연을 저항하는 사람들은
알고 있다 그들이 상대방의 건강에 대해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피해받는 것이 싫은 것임을
그리하여 수십 년간 사회운동을 해서 흡연자들을 흡연장소로 보내고 보내 쾌적한 공간을 만들어 온 것이 사실이다
금연방송의 근거를 만들기 위해 민원인의 동호수를 물었다
' 왜 물어보나요?`
`민원접수의 기록을 위해 물어보는 거예요`
민원인은 자신의 목소리를 완성하지 않았다
자신의 주장이 익명성 밖으로 나오는 것이 싫었던 모양이다
휴일 아침부터 시끄러운 방송을 하여 편안한 늦잠을 방해한 근거가 있어야 하지 않은가
익숙해진 사람도 있고 저항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항의 목소리에 책임을 지는 사람들 때문에
사회는 꾸역꾸역 천천히 바뀌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