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688

26년 1월 31일 화재초기대응

by 마법사

신입 관리과장님이 화제시 초기대응 및 피난유도 매뉴얼을 만들었다.

정부에서 발행한 관계부처 합동 매뉴얼을 참조하여 만들었다.


화재가 매뉴얼대로 흘러가면 좋겠지만

경험상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 이다.


아파트의 경우 안정규정이 명확히 정해져 있기 때문에

매뉴얼 대로 따라가기가 쉽다.


화재경보가 발생하면 수신반 확인을 통해

현장출동하여 확인하고 119 신고, 피난 대피 유도, 초기 소화등을 하면 된다.


참 간단하다


그러나 내가 경험한 화재사고는 간단하지 않았다.


일단 혼자 있기에 할 일이 많다.

경비원이 외부에서 연기 및 불꽃등을 확인해야 하기에

세대 내 화재 확인을 해야 하는 일은 관리실 직원이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지구경종 소리와 화재방송이 반복되는 정신없는 상황에서

세대사람들을 불러내어야 한다.

현관문은 밀폐가 잘되는 편이라 작은 연기나 화재는 밖에서 느낄 수가 없다.

33평형만 해도 주방에서난 화재를 현관 밖에서 알 수가 없다.

오히려 주방창문을 타고 아랫집이나 윗집사람들이 탄내를 맡을 수 있어

더 정확한 화재 인식을 할 수 있다.


일단 세대밖 계단과 복도를 확인하고 세대 초인종을 눌러 현관문을 열어야 한다.

사람이 있는 경우는 모두 화재와 비화재를 판단할 수 있지만

사람이 없는 경우는 어쩌란 매뉴얼이 없다.


작년 어느 봄날 저녁이었다.


경종이 울려 급히 현장에 가보았다.

초인종을 눌렀으나 사람이 없었다


소방서에서 관리실로 다시 착신된 내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다.

지금 확인 중이고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소방 담당관은 주민이 탄내가 난다고 신고가 들어왔다고 했다.


나는 현관문 밖에서 인지할 수 없었다

밖에서 연기가 보이는지 경비원과 통화를 했지만

안 보인다고 했다.


그사이에 소방대원이 도착했다.


전후 사정을 얘기하고

관리실로 다시 가서 세대주와 통화를 해보겠다고 하고

관리실로 돌아와 입주민 정보를 확인하고 전화를 했다.


가족끼리 외식을 나왔는데

불이 날일이 없다며

보이스 피싱이 아닌 듯 의심을 했다.

개인 번호가 아닌 관리실 번호를 했는데도

그 사람의 첫 반응은 의아, 의심이었다.


나는 경종 소리도 들려주고 다급하게 화재경보라는 말도 했다.

그제야 할머님이 누룽지를 프라이팬에 굽고 있었다며

급히 오겠다고 했다.


다시 소방대원에게 전화를 걸어 집주인이 오고 있다고 했으니 기다려 달 라고했지만

소방대원은 5분만 늦어도 불이 확산될 수 있다고 빨리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다시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소방대원의 의견을 얘기하자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다.


소방대원에게 알려주고

다시 그 집으로 올라가 보았다.


주방에는 연기가 가득하고 거실에 들어서니 탄내가 진동을 했다.

다행히 불로 번지지는 않았으나 아찔한 순간이었다.


연기를 빼려 창문을 열고 한참을 지나니 집주인이 사색이 된 얼굴로

들어왔다.

소방대원에게 인적사항을 말하고 상황설명을 듣더니 안심하는 듯했지만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나는 관리실로 돌아와 작은 화재사고였고 현재 정상화되었다고 방송을 하였다

규정상 화재층위로 4개 층위에만 경종이 울리고 대피방송은 화재층만 나가는 것으로 세팅되어 있다

소방차를 본 다른 동주민들의 전화문의가 빗발쳤고

단톡방에서는 난리가 났었다고 다음날소장님이 말했다


한 달에 몇 번식 비화재경보에 익숙한 사람들이 작지만 실화를 겪으며 놀란 것 같았다


입대위에서는 초기대응을 잘해달라는 말만 늘어놓은 체 근무자의 책임만 강조했다


나는 사람이 없을 경우 연락이 안 될 경우 문을 어떻게 할지 초기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달라고 했지만

아직까지 그런 매뉴얼은 만들지 않았다


현장방문 화재, 비화재 확인 119 접수 대피 피난유도 초기소화

그리고 벌금 사례인 관리실 경종 조작불가만이

강조된 매뉴얼이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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