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2월 10일 단속
“2중 주차 차량 단속을 위해 방송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전화기 너머의 질문은 짧았지만 단정적이었다.
자리가 남아 있는데도 굳이 2중 주차를 하는 건
개인의 편의일 뿐이라는 말이 이어졌다.
나는 규정을 설명했다.
중앙로만 단속 대상이고, 곁가지에 세워진 차량은 방송하지 않는다.
말을 마치자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그 침묵 속에서 상대는 이미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전화를 끊고도 수신기를 바로 내려놓지 못했다.
규정은 질서를 만들기 위해 생겼지만,
현장에서는 늘 사람의 불편을 먼저 건드린다.
처음 이 규정을 만들 때는
단속을 통해 주차 문화를 조금씩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아둔 것도 아닌데 왜 단속이냐”는 항의 앞에서
규정은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그렇게 입대위는 중앙로만 단속하자는 결정을 내렸다.
불만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었고,
그 선택의 실행은 관리실의 몫이 되었다.
규정대로 하면 욕을 먹고,
완화하면 일을 안 한다는 말을 듣는다.
그 사이에서 나는 오늘도 방송 버튼 앞에 선다.
틀린 선택이 아니라
덜 시끄러운 선택을 고르고 있다는 걸 알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