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3월 14일 전기차 충전기
아침 출근하자마자 전화를 받았다.
“전기 충전기가 떨어졌어요.”
“전선이 바퀴에 걸린 것 같아요.”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일단 현장으로 가 보기로 했다.
충전기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는데
1톤 전기차 한 대가 나를 보더니 멈춰 섰다.
“관리실 직원이신가요?”
“네. 현장 가는 중입니다.”
차는 방향을 틀어 충전기 앞쪽에 세워졌다.
벽에 붙어 있어야 할 충전기가 바닥에 누워 있었다.
케이스는 떨어져 있었고
안에서 나온 동선 세 가닥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차주는 상황을 설명했다.
“충전 끝나서 어댑터 걸어놓고 출발했는데
큰 소리가 나서 뒤돌아보니까 이렇게 돼 있었어요.”
차 바퀴에 전선이 걸려 당겨진 것 같았다.
나는 먼저 분전반을 확인하려 했다.
차단기가 내려갔는지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분전반은 잠겨 있었다.
“일단 응급 조치는 해 두고
A/S 접수는 제가 해 놓겠습니다.”
그러자 차주는 말했다.
“보험 처리할 때 연락 주세요.”
그리고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
“혹시 아파트 보험으로 처리할 수 있나요?”
“아파트 보험이요?”
“아파트에서 난 사고는 관리실 보험이 있다고 들었거든요.”
나는 알아보겠다고 했다.
관리실로 돌아와 선배들에게 물었다.
다들 고개를 저었다.
“그런 보험 없어.”
아파트에는 시설물 관리 부실로 인해
사람이나 물건에 피해가 생겼을 때를 대비한 보험은 있다.
하지만
누군가 시설을 당겨 떨어뜨린 경우까지
대신 책임져 주는 보험은 없었다.
나는 다시 충전기 쪽을 바라보았다.
사고의 시작은
바퀴에 걸린 전선 하나였지만
사람들은 그 다음부터
어디까지 책임을 나눌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파트에서는
사고보다
책임의 위치가 더 빨리 이야기된다.